전윤철 기획예산처 장관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박지원 전정책기획수석을 특보로 기용한 것은 임기 말 국정을 철저하게 이끌고 가겠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의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전윤철-박지원'의 투 톱 시스템은 청와대 무기력증을 극복하고 경제는 전윤철 비서실장에게,정치와 다른 분야는 박 전 수석에게 맡기겠다는 역할분담의 복안을 드러낸 것이다.특히 박 전 수석 카드는 여론의 역풍이 예상되지만 최근의 게이트 정국에서 청와대가 손을 놓고 아무 대책도 내놓지 못하는 현실을 더 이상 그대로 둘 수 없다는 판단에서 비록됐다고 봐야 한다.부처간 업무협조나 조율이 사실상 마비상태에 있는 점도 박 전 수석 기용 배경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인적 쇄신의 요구를 받아들여 박 전 수석이 물러난 후의 상황은 청와대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박 전 수석이 물러난 지 석 달 만에 복귀한다는 사실은 김 대통령이 현재의 청와대를 그만큼 어렵게 보고 있음을 말해 준다.사실 지난해 쇄신 요구에 밀려 이상주 비서실장 체제를 출범시킨 후 청와대는 사실상 무장해제 상태에 놓여진 측면이 있다.일을 할 수 있는 당위성이 최우선해야 한다는 게 김 대통령의 판단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박 전 수석의 재기용이 던질 부담이 만만치 않고 논란도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전윤철 실장과 박지원 특보'라인의 역할분담과 리더십 아래서 청와대가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모습이 여론의 부담을 넘어설 것인지는 미지수다.이 부분은 임기 말 국정운영의 향배를 가늠할 중요한 잣대가 될 수도 있다.
교체되는 이상주 비서실장은 교육전문가라는 주특기를 살려 교육부총리로 교통 정리됐다.보물발굴 사업에 연루된 이기호 경제수석도 교체가 불가피하다.
이 수석의 후임에는 한덕수 정책기획수석과 김호식 국무조정실장 등이 거론된다.한 수석이 경제수석을,김 국무조정실장이 정책기획수석을 맡을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그림도 가능하다.
비서실장,경제수석,외교안보수석 등의 교체에 이어 김학재 민정수석은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대검 차장 복귀설이 나오고 있다.또 이태복 복지노동수석은 복지부장관과 노동부장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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