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요한손(26)이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트로피를 손에 넣으며 스웨덴 테니스의 부활을 알렸다.세계랭킹 18위 요한손은27일 멜버른공원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끝난 2002 호주오픈(총상금 860만달러) 결승서 마라트 사핀(러시아ㆍ세계랭킹 11위)을 3시간여 만에3_1(3_6 6_4 6_4 7_6)로 제압했다.
제니퍼 캐프리애티(26ㆍ미국)는 전날 여자단식 결승서 마르티나 힝기스(21ㆍ스위스)를 2_1(4_67_6 6_2)로 꺾고 대회 2연패 및 3번째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두 우승자는 우승상금으로 각각 52만달러를 받았다.
◈ 남자단식
1~5번시드가 일찌감치 탈락한 이변의최대 수혜자는 요한손이었다. 이날 22번째 생일을 맞아 우승축하연을 겸한 파티를 준비한 사핀은 요한손의 두뇌플레이에 두 손을 들었다.
3세트를 게임스코어 6_4로 잡으면서 승부를 뒤집은 요한손은 4세트 타이브레이크 때 서브를 깊숙이 찔러넣는 등 허를 찌른 전략으로 5_0까지 앞서나갔다.
결국 7_4로 요한손이 우승을 결정짓자 노란색 웃옷을 입고 응원하던 스웨덴 팬들은 “우리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외치며 열광했다.
1992년 US오픈(스테판 에드베리) 이후 10년 만에 고국에 우승을 선사한 요한손은 ‘외계에서 온 테니스 로봇’으로 불렸던 비외른 보리, 에드베리를 잇는 북구 테니스의 새 스타로 떠올랐다.
아버지의 권유로 5세 때 테니스에 입문한 요한손은 늘 “운동선수가 아니라면 의사가 됐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89년 유럽선수권 14세부에서 우승, 주목받았고 94년 프로전향 후 통산 6차례 우승했다. 호주오픈 전까지 메이저대회에25번이나 출전했지만 US오픈에서 2차례 8강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동료들로부터 재미없는 사람으로 불리는 그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이라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 여자단식
1년 만에 결승전서 재회한 톱시드캐프리애티와 3번시드 힝기스. 2세트 중반까지만 해도 힝기스가 4년 만에 트로피를 되찾는 것 같았다. 1세트를 게임스코어 6_4로 따낸 힝기스는2세트들어 4_0으로 앞섰다. 이때부터 반격에 나선 캐프리애티는 게임스코어 3_4로 따라붙었고 3_5, 5_6, 타이브레이크 6_7 등 4차례매치포인트 위기를 넘겼다.
섭씨 35도까지 치솟은 찜통더위에 기진맥진한 힝기스는 마지막 세트에서는 2게임 밖에 따내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마지막 스트로크가상대코트 코너에 박히자 라켓을 던지며 승리를 자축한 캐프리애티는 “믿기 지 않는다”라며 활짝 웃었다.
6년 연속 결승에 오르고도 최근 3년간 준우승에 머문 힝기스는 “너무 더워 움직일 수가 없다. 고향 스위스에 있는 눈에 파묻히고 싶은 심정이었다”라며 더위를 탓했다.
세계여자프로테니스협회(WTA)는 이례적으로 ‘1889년 윔블던 결승서 G.W. 힐야드가 3차례 매치포인트 위기를 넘기며 H.G.B. 라이스를 꺾고우승한 기록이 있다’며 캐프리애티의 투혼을 칭찬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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