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관타나모 기지에 수용중인 탈레반과 알 카에다 구금자들에 대한 비인간적 대우가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미국 부시 행정부 내에서도 이들을 전쟁포로로 대우할 것인지를 두고 대립이 빚어지고 있다.워싱턴 타임스는 26일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탈레반과 알 카에다 구금자들을 제네바협약에 따른 전쟁포로로 처우할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는 전날 입수한 4쪽 짜리 백악관 내부 메모를 인용, 이같이 보도하고 백악관은 28일 국가안보회의를 열어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메모는 아프간 전쟁과 관련, 가장 큰 논란중의 하나인 아프간 포로 처우를 둘러싸고 백악관 내부에서 다시 강온파 간에 논쟁이 재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파월 장관이 부시 대통령의 입장 번복을 원하고 있으나 백악관 국가안보팀의 대다수는 부시 대통령에게 후퇴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숀 매코맥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26일 이에대해 “정부내의 일반적 여론은 탈레반과 알 카에다 전사들이 전쟁포로가 아니라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여전히 법률가들 사이에 몇 가지 쟁점에 관해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해외에서 미국인들이 억류당할 경우의 처우를 생각해서 구금자들에게 제네바협약을 적용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관타나모 기지에 수용된 이들이 “한 국가의 군대에 속한 정식 군인들이 아니라 테러범들인 만큼 제네바협약의 보호를 받을 자격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었고 딕 체니 부통령도 “구금자들은 제네바협약 상전쟁포로의 자격이 없는 진짜 나쁜 사람들”이라고 비난하면서 “이들은 아프간에서보다도 훨씬 훌륭한 음식과 의료치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윤승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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