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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과욕'일류상품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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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과욕'일류상품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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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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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하나의 상품을 내놓기까지에는 무수한 연구개발과 시행착오, 시간과 돈이 든다.또 그 제품이 세계 일류 축에 끼려면 탁월한 제품력은 물론이고 설계 디자인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에서 세계최고 수준에 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일류상품을 몇 개나 보유하고 있느냐는 흔히 국가경쟁력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민주당 강운태(姜雲太) 제2정조위원장은 최근 산업자원부와의 당정협의 결과를 발표하며 "2003년까지 500개 세계 일류상품을 발굴하겠다"고 밝혀 한 차례 소동을 빚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연두 기자회견에서 '3년내(2004년까지) 500개'라고 밝힌 목표를 1년이나 줄인 것이기 때문이었다.

대통령의 목표 역시 당초 산자부가 계획하고 준비한 2005년 목표를 일 년 단축시킨 것이었다.

현재 우리 기업들이 보유한 세계 일등 상품은 불과 55개.

그나마 이들 제품 가운데 상당수가 섬유 직물 조리 주방기구 등 경공업 제품이고, 반도체 LCD 휴대폰 등 첨단제품은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중국 등 개도국 제품들과의 경쟁을 감안하면 이들 제품의 '수성(守城)'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현실에서 3~5년내 500개 일류상품을 만들어내겠다는 장담은 정부의 결연한 의지라기 보다는 무책임한 구호로 들린다.

휴대폰 하나로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된 핀란드의 노키아의 사례는 일류제품은 숫자가 문제가 아님을 말해주고 있다.

정부가 특유의 조급성과 단기 실적주의에 쫓겨 모처럼 발굴한 참신한 정책과제에 '물을 타는' 우(愚)를 범하지 않을까 두렵다.

최윤필 경제부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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