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과 쿠바의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이동국(23ㆍ포항)과 최태욱(21ㆍ안양)의 기분은 착잡했다. 황선홍 유상철 최용수가 소속팀에 합류하는 바람에 28일(한국시간) 멕시코와의 북중미 골드컵 8강전 출전을 준비하던 이들은 하마터면 출전 기회조차 잃을 뻔 했다.다행히 대표팀이 약체 쿠바와 0_0 무승부로 경기를 끝내 8강전 출전의 기회는 살렸지만 팀의 실추된 자존심을 만회해야 하는 의무는 이들의 몫으로 남게 된 것.
차세대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각광받던 이동국에겐 개인적인 자존심 회복이 더욱 급하다. 아직 오른쪽 발목이 안 좋은 상태지만 이젠 부상 때문에 선발로 출전하지 못했다고 위안을 삼을 형편이 못 된다. 공격수 중 가장 부진했던 탓에 ‘월드컵 출전도 불투명하다’는 위기의식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 멕시코와의 8강전에 대한 각오가 비장하다.
“히딩크 감독 부임 이후 단 한 차례도 100%의 컨디션을 보인 적이 없다”는 그는 골드컵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그가 A매치 첫 골을 기록한 대회가 바로 2000년 골드컵. “코스타리카전에서 A매치 첫 골을 기록했다”고 밝힌 그는 “현재 컨디션이 70~80% 정도 밖에 안되지만 오른쪽 무릎이 안 좋았던 그때도 첫 골을 넣었던 만큼 멕시코전에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왼쪽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예선전에 출전하지 못한 최태욱 역시 대표팀의 골결정력 부족을 해소해야 할 핵심멤버. “아직 파워와 돌파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스스로를 진단한 그는 “부정확한 패스 때문에 골결정이 떨어지는 것 같다. 더 정확한 골찬스를 만들기 위해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과연 이들이 한국을 대회 4강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4강 길목에서 만난 멕시코는 월드컵 지역 최종예선에서 9골을 넣은 블랑코(스페인 바야돌리도) 등 유럽파 주전들이 대거 빠진 채 구성된 1.5군 수준이다. 그러나 예선전에서 날카로운 측면돌파와 뛰어난 공수전환 능력을 앞세워 엘살바도르(1_0)와 과테말라(3_1)를 꺾고 A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9위이다.
로스앤젤레스=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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