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올해 재정 수지가 5년만에 처음 적자로 반전해 내년에도 역시 적자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공화ㆍ민주당간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지난 연말 의회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의 의회 통과를 저지했던 민주당은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재정고갈’을 이슈화해 백악관을 몰아세울 호기로 삼을 태세다.
부시 대통령은 연방 정부의 당기 재정 수지가 적자로 반전해 올해와 내년의 적자규모가 각각 1,060억 달러와 8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미첼 대니얼스 백악관 예산실장이 23일 밝혔다. 대니얼스 실장은 2월4일 의회에 제출하는 2003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이 같은 전망을 제시할 것이라며 “당기 재정 적자예측은 5년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미 의회예산국(CBO)은 이날 상원 예산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올해부터 2011년까지 10년간 누적 재정 흑자가 지난해 초 추산했던 5조6,000억 달러보다 4조 달러(70%) 감소한 1조6,000억 달러로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CBO 역시 올해와 내년 회계연도에 연속 재정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봤으나 그 규모는 각각 210억 달러, 140억 달러로 백악관 전망보다 훨씬 작았다. CBO는 지난 해 초 올해와 내년의 재정 수지를 각각 3,130억 달러와 3,590억 달러의 흑자로 예상했다.
지난 해부터 누적흑자가 급감한 원인을 부시 정부의 감세 정책 탓으로 규정했던 민주당은 정치 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한달 휴회를 마치고 이날 개회한 의회는 민주당의 저지로 의회 계류 중인 경기부양안과 곧 회부될 내년 예산안을 두고 일전을 벌일 전망이다.
켄트 콘래드 상원 예산위원장(민주)은 이날 “지난해 예산안 제출시 부시 대통령은 감세와 국방비 증액, 국가 채무 축소 등을 모두 이룰 수 있다고 말했으나 그의 판단이 크게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특히 재정 고갈이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을 희생시킬 수 있다며 무분별한 감세 정책의 재고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화당은 경기 침체와 테러와의 전쟁에 따른 지출 확대가 재정 적자의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