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 입양아 출신으로 노르웨이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만나 화제가 되었던 여대생이 기자가 되어분데빅 노르웨이 총리수행 취재차 방한했다.화제의 주인공은 안나 바이데르오센(29)씨. 73년 서울에서 출생한 뒤 이듬해 노르웨이의 중산층 가정에 입양된 오센 씨는 오슬로에서 대학을 나와 현재 노르웨이 최대 민영 방송사인TV2의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오센씨가 중학생 때인 89년당시 평민당 총재인 김대중 대통령이 노르웨이를 방문했다는 보도를 통해 처음 김대통령의 이름을 들었다. 그는 94년 김대통령이 아ㆍ태평화재단 이사장자격으로 노르웨이를 방문했을 때는 대학생 신분으로 현지 입양아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 참석, 첫 대면을 했다.
대학 졸업 후 방송사에 입사한뒤 99년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던 그는 2000년 12월 김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해 노르웨이를 방문했을 때도 기자로 재회했다. 당시 그는김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시상한 뒤 가진 기자회견장에 참석, 한국말로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드린다”고 말한 뒤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질문했었다.
오센씨는 24일 한ㆍ노르웨이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도 두번째 질문자로 나서 서툰 한국어로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안네 바이데르 오센입니다”라고 김 대통령에게 인사를했다. 그는 이어 “김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에도 대북 햇볕정책이 계속될 것인가”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노르웨이가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를영어로 질문했다. 김대통령은 기자회견후 오센씨에게 “노르웨이에서도 봤었죠”하고 악수를 청했다.
오센씨는 “한국은 모국이기 때문에매우 밀접한 감정을 느낀다”고 말하고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문제를 지속적으로 취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비록입양이라는 슬픈 인연으로 시작됐지만 오센씨는 뿌리를 잊지 않은 덕에 한국전문 언론인으로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박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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