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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21세기는 중국의 르네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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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21세기는 중국의 르네상스"

입력
2002.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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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시대 / 로렌스 브람 엮음ㆍ이진수 등 옮김창업(創業)에서 휘황 (輝煌), 그리고 비등(飛騰)으로.

‘중국의 시대’ 편 저자 로렌스 브람은 1999년 10월 1일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린 중국 건국 50주년 행사장의 모습을 전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한다.

마오쩌둥의 창업은 ‘자립’이었다.

흑묘백묘론으로 상징되는 덩샤오핑의 실용주의는 1992년 이른바 남순강화(南巡講話)에서 ‘세계와 미래에 당당히 맞서자’라는 선언으로 중국 경제, 나아가 국가 자체의 방향을 휘황한 모습으로 바꿔놓았다.

그리고 21세기 100년은 중국이 세계로 비등하는 중국의 세기가 될 것이다….

20년 넘게 중국에서 살고 있는 변호사이자 나가 그룹 CEO로 그간 20권 이상의 중국 책을 저술한 중국통인 편저자는 이 책에서 36명의 필자들의 글을 통해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준다.

필자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주룽지(국무원 총리), 탕자쉬안(외교부장), 다이샹룽(중국인민은행 총재), 샤오양(최고인민법원장)등 중국 최고위 관리들이 그 하나.

제임스 머독(스타TV 회장), 조지 피셔(코닥 전 회장), 찰스 프라이어(웨스팅하우스 회장), 피터 서덜랜드(골드만삭스 회장), 하인리히 폰 피에러(지멘스 회장) 등 1980년대 이후 중국에 진출해 사업을 펼치고 있는 세계적 기업가들이 두번째다.

세번째는 마이클 퍼스트(중국 주재 미 상공회의소 수석대표), 마크클리포드(비즈니스위크 아시아 담당 편집자) 등 중국 주재 외교관과 언론인, 국제기구 고위 관료, 경제학자 등 중국 전문가들이다.

책은 경제와 개혁ㆍ국제관계ㆍ투자와 무역ㆍ상공업ㆍ통치와 법ㆍ은행과 금융ㆍ정보 산업과 인터넷ㆍ언론 8개 주제별로 각 분야의 정책 집행과 목표 달성을 책임진 중국 관리들의 글을 실은 다음 각 분야 전문가들의 글이 따른다.

아무래도 논의의 비중은 중국의 폭발적인 경제적 잠재력에 크게 실린다.

편저자는 “오늘날 중국은 유도(誘導) 시장경제 정책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세계에서 가장 자유방임주의적인 경제로 급변해가고 있다”면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유물론적인 중국 인민들의 추진력에 전례 없이 강력한 관성이 실리고 있다”고 말한다.

피에러 지멘스 회장은 “중국의 힘은 무엇보다 전통, 뛰어난 사업 감각, 세계 공동체에서의 자국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한데 맞물린 것이다”며 21세기는 세계사에서 ‘중국의 르네상스’로 기록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피에러처럼 일찍부터 중국을 경험한 이들의 의견은 일치한다.“중국인들은 진정한 필요성이 있을 때 비로소 현황과 미래를 내다보고 스스로 변한다. 중국인들을 대할 때는 결코 위계를 써서는 안 된다.”(조지피셔 코닥 전 회장)

경제만이 아니다.

WTO 가입은 물론 ASEM, APEC 등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는 중국의 국제관계 전략 변화, 인치(人治)의 전통에서 법치(法治)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본 중국 사회내 다양한 목소리의 발현이 소개된다.

중국인의 생활 변화도 생생하다. 편저자는 홍콩 갑부 리카싱이 톈안먼광장에 있던 세계 최대의 맥도날드 매장을 허물고 세운 초현대식 오리엔탈 플라자 건물을 보면서 “20년 전만 해도 명령 경제 체제에서 저녁마다 배급권을 들고 길게 줄을 서던 중국 인민들이 이제는 철밥통을 깨뜨리고, 연금으로 노후를 대비하고 개인주택 장만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자신이 경험한 실상을 소개한다.

“중국은 이제 성년에 이르렀다. 이것은 ‘부정적 저널리즘’으로는 결코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오해’에 파묻힐 수 없는, ‘서방의 봉쇄 정책’으로 덮어버릴 수 없는 진실이다.”

턱없는 부풀리기 혹은 질시 섞인 비판과는 달리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전해주는 책이다.

21세기 중국의 향방, 그와 관련한 세계의 미래에 대한 보고서인 셈이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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