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슬슬 또 빅 스타가 나올 때가 되었는데…”요즘 가요 관계자들을 만나면 심심치 않게 듣는 소리다.
지난 해 H.O.T가 해체되고 조성모의 음반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오로지 god만이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다시 한번 새로운 얼굴이 대박을 낼 때가 되었다는 얘기다.
댄스에서 발라드 또는 R&B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고, 여가수들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가장 확률이 높아보이는 곳은 그룹 보다는 솔로, 여성보다는 남성이다.
그 때문인지 지난 연말을 전후로 등장한 새내기의 상당수도 가창력을 앞세운 남성 솔로들이다.
그 중몇몇은 일찌감치 팬들의 시선을 잡아 끄는 데 성공했고 단순히 이름 알리기 수준을 넘어 대박의 꿈까지 꾸고 있다.
■정재욱
현재까지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고 있는 사람은 ‘잘가요’ (채정은 작사 유해준 작곡)의 주인공 정재욱(25).
라디오 방송 횟수는 5위권, TV 순위 프로그램에서는 10위권에 올라 고른 사랑을 받고 있다.
12월 발매한 2집 ‘A Simple Story’는 이제까지 10만 장의 판매를 기록 중이다. 정재욱측은 내심 30만 장까지 기대하는 눈치다.
정재욱은 새내기 아닌 새내기. 1999년 조성모의 소속사인 GM을 통해 데뷔했으나 제대로 홍보되지 않았고 활동하지 못했다.
그나마 조성모가 리메이크한 ‘다음 사람에게는’의 원가수로 알려진 정도.
소속사를 바꾼 정재욱은 2년 동안 절치부심한 끝에 재기에 성공했다. 부드러우면서도 메탈 밴드 출신답게 힘이 어우러진 정통 발라드를 구사한다. 편안하다.
2월 1일부터 대학로 라이브 극장에서 첫 콘서트를 갖는다.
■태무
뮤직 비디오 쪽에서는 태무(26)가 단연 돋보인다. 최근 ‘별(別ㆍ하광석 작사/작곡)’이라는 곡으로 데뷔한 태무의 뮤직 비디오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현재 m.net 인기 비디오 순위 1위에 올라 있다.
god의 ‘길’을 만든 박명천 감독이 제작한 ‘별’은 1970년대 군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
막 입대한 신병(이종수)과 ‘고무신 거꾸로 신은’ 옛 애인(서지혜), 그리고 군부대 인근 찻집의 순박한 처녀(오승운)를 주인공으로 비극적인 이별을 그린 작품이다.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에 박명천 감독의 감각적인 영상이 어우러져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뮤직 비디오로 활동하다 서서히 얼굴을드러낼 예정이었던 소속사에서는 뮤직 비디오의 인기가 기대 이상이자 음반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태무의 음반은 조관우, 이승철 등의 히트곡을 만들었던 작곡가 하광훈이 프로듀스했다.
10년 전 조관우의 느낌이 살짝 묻어나기도 하지만 라틴 음악과 재즈가 적당히 가미된 세련된 발라드들이다. 힘보다는 감정 표현이 장점.
아다모의 샹송 ‘눈이 내리네’를 라틴 음악 풍으로 바꿔 부른 리메이크 곡도 조만간 뮤직 비디오와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강우진
또 한 명 눈길을 끄는 신인은 ‘러브’를 부른 강우진(23).
임재범을 부드럽게 매만진 듯한 저음과 허스키한 보이스 칼라가 신인 중에서는 발군이다.
나이답지 않은 깊이와 묵직하게 배어나는 감성이 20대 이상에서 폭 넓은 지지를 받을 만하다. 흑인 음악의 느낌도 무리 없이 잘 전한다.
‘러브’는 지난 해 11월 방송 3사 PD들이 뽑은 좋은 노래에 선정되었고 요즘도 일주일에 30회 이상 방송되고 있다.
‘아라비안 나이트’를 불렀던 김준선이 인트로 연주곡을 제외하고 전곡을 작사, 작곡, 프로듀스했으며 오케스트라 편곡은 경희대 김동성 교수가 맡았다.
하루 10시간 이상 노래하는 연습 벌레에 음반과 별 차이가 없는 라이브 실력이 예사롭지 않은 가수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해 신인 중 대박을 기록한 사람은 성시경과 브라운 아이즈 정도다.
정재욱,태무, 강우진을 비롯한 새내기들이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올해 가요 시장에서는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할지 궁금하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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