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서비스, CJ엔터테인먼트에 이어 또 하나의 거대 영화 배급라인이 탄생했다.영화제작사인 강제규필름과 에그필름, 투자사인 삼성벤처투자와 KTB엔터테인먼트는 22일 영화제작, 배급 및 영상펀드 공동조성을 위한 업무제휴 조인식을 갖고 ‘A-라인’이라는 새로운 공동배급망을 결성했다.
‘A-라인’은 앞으로 4사가 제작, 투자하는 한국영화와 수입 외화의 배급을 맡는다.
당장 올해 강제규 필름의 ‘오버 더 레인보우’ ‘몽정기’ 등 6편, KTB엔터테인먼트가 투자한 ‘해적, 디스코왕이 되다’ 등 한국영화 15편과 삼성벤처투자가 수입한 외화 마이클 더글라스 주연의 ‘Don’t Say A Word’ 등 20여 편을 배급한다.
‘A-라인’은 일종의 배급 브랜드. 별도 회사를 설립하지 않고 기존 강제규필름의 배급망을 활용한다.
최진화 강제규필름 대표는 “4개사의 관련 작품뿐만 아니라, 중소제작사의 좋은 작품도 배급하겠다”고 밝혔다.
‘지옥의묵시록, 리덕스’ ‘멀홀랜드 드라이브’를 국내 수입, 배급한 ‘감자’와의 제휴도 모색 중이다.
1년 배급량이 20여 편이면 기존 시네마서비스나 CJ엔터테인먼트와 비슷한 규모.
더구나 그동안 조직을 정비한 강제규 필름이 본격 영화제작을 시작했고, 감독 전속 시스템을 도입한 에그필름(대표 지영준) 역시 내년부터 배창호 곽재용 박찬욱 이영재 이무영 감독의 신작을 5년간 2, 3편씩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따라서 안정적인 작품 수급까지 확보한 셈이다.
1,000억 원 규모의 범아시아적 영상펀드도 공동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또 일본메이저 배급사와 업무제휴를 통한 해외시장을 확대한다는 야심찬 계획도 내놓았다.
1997년 영상사업단을 철수시킨 삼성이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다시 본격적으로 영화사업에 뛰어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재환 삼성벤처투자 대표는 “영상 펀드 역시믿을 만한 투자, 안정적인 제작, 시장확대를 위한 것이다. 배타적인 자세보다는 적극적인 파트너 영입과 일반인 참여로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의 업무제휴는 최근 한국 영화계에 불고있는 일종의 합종연횡이다.
메이저 투자, 배급사의 위력을 실감하면서 다양한 방식의 세력 확대가 시도되고 있다.
튜브엔터테인먼트가 CJ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강제규필름 역시 한때 독자적인 제휴를 모색하기도 했다.
이들 4개사의 제휴는 서로 투자로 연결돼 있고, 분업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영화 산업구조가 점점 다양성을 잃고 몇몇 공룡들만 살아 남는 ‘재벌 구조’를 더욱 부채질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업무제휴로 한 배를 타게 된 감독들.곽재용 배창호 박찬욱 강제규(왼쪽부터).
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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