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의 아픔인 6·25전쟁을 전후로 무고하게 학살된 양민들의 원혼을 달래고 후세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가르쳐줄 위령탑이 학살현장인 나주 봉황철애마을에 건립된다.최근 들어 새롭게 나주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있는 봉황 철애마을 양민학살사건은 1951년 2월26일 새벽4시경 봉황 철천리,각동리, 유촌리 등의 주민들을 경찰병력이 공비를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공포탄으로 위협하며 마을 앞으로 모이게 하여 '돈바꿀재'로 이동시켜 무차별로80여명을 학살한 사건이다.
양민학살 진상조사와 명예회복을 위한 나주봉황 철애마을 유족회(회장ㆍ양성일)는 22일 학살된 양민들의 원혼을 위로하는 위령탑 건립을 위한 범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의했다.
또한 유족회는 양민학살이 이루어진 건립시기를 3월로 맞추고 위령탑의 규모는 기단부까지 포함하여 4m정도의 높이로 학살현장인 철야마을 만호정 부근에 세운다는 계획을 세운 것.
철애마을 양민학살사건은 국군에 의해 희생된 나주 세지면의 동창양민학살 사건과 보도연맹사건으로 유명한 온수동학살사건등과 함께 나주에서 당시 저질러진 대표적인 양민학살사건이다.
당시 학살현장에서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바에야 달아나다 죽자'는 각오로 도망쳤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김영태씨는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무고한 양민들의 희생된 사건의 진상이 이제라도 제대로 밝혀져 명예회복이라도 이루어져야 한다"며 늦게나마 진상조사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소식에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위령탑에는 희생자들의 명단과 아울러 인근 주변에서 당시 군ㆍ경에 의해 저질러진 양민학살 등 유사한 형태의 희생자명단까지 포함시켜 역사를 바로 세우는 데 뜻이 있다.
이번에 추진되는 위령탑 건립에는 억울한 영혼을 위로하는 위령굿을 비롯해 위령제사 경비까지 포함하여 3,5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추진위에서는 사업비를 유족회원금과 시민모금운동으로 충당한다는 것.
추진위는 이번 위령탑 건립이 꼭 봉황 철애마을에 국한된 희생만 가지고 진상규명이나 명예회복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나주 전지역에서 자행된 민간인학살사건에 대한 역사적 규명과 함께 당시에 학살된 민간인의 원혼을 위로하는 차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유족회는 지난해 12월에 진상조사를 위한 청원서를 나주 시의회에 접수하고 시의회는 배기운(민주당·나주)의원의 소개로 국회에 청원서를 제출해 현재 계류중이다.
김준·나주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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