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초부터 외국인의 매도공세를 받으며 전고점(12월 5일 6만4,300원) 대비22.7%나 하락했던 삼성SDI가 22일 사상 최대의 실적 발표 이후 이틀째 반격에 나섰다. 삼성SDI의 높은 시장 지배력과 실적개선세에 점수를준 분석가들은 대부분 저평가 상태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문제는 성장성에 대한 논란.삼성SDI는 지난해 IT(정보기술) 경기불황 속에서도 전년 대비 2.3% 증가한 5조5,815억원의매출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회사측은 올 1ㆍ4분기 및 2002년 실적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주력사업은 TV 및 PC용CRT(브라운관)로 작년 4분기 매출 기준 71.7%, 휴대폰 단말기의 디스플레이로 사용되는 STN-LCD(보급형 액정표시장치)는 24.9%를 차지한다.
하지만 CRT의 대체제인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모니터의 시장확대 및 이로 인한CRT 가격하락이 삼성SDI의 발목을 잡고있다. 반면 PDP 부문 적자가 지속되는 등 CRT를 대신할 신규사업은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전체 모니터 중 2000년 7%, 지난해 15%의 시장을 차지한 TFT-LCD 모니터의 시장점유율은 올해 23%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신증권 이병창 연구원은 “CRT와 STN-LCD의 실적호조에도 불구하고, 주력사업 입지는 점점 좁아지는반면 신규사업은 당분간 주가 상승 모멘텀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세도 이런 영업환경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며“저평가 메리트는 있지만 지금은 적극 매수 시점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메리츠증권 김남균 연구원은 “TFT-LCD 모니터 시장점유율이 40%가 되는 시기는2005년 전후가 될 전망인데 이는 삼성SDI의 신규사업이 이익에 본격 기여할 수 있는 충분한 기간”이라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제품 대부분에서기술 및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CRT의 성장성 논란은 더 이상 주가 악재로 작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장성 논란과 달리 대부분의투자의견이 ‘장기매수’또는 ‘매수’인 것은 이런 맥락이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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