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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가 쓴 고려시대 고아도공 동화…美최고권위 아동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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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가 쓴 고려시대 고아도공 동화…美최고권위 아동문학상 수상

입력
2002.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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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기 고려를 배경으로 한 동화를 쓴 재미 동포 2세 작가가 세계 최고 권위의 아동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미국 도서관협회(ALA) 연례총회는 21일(현지시간) 동화 ‘단 하나의 도자기(A Single Shard)’를 쓴 린다 수 박(42)씨가 아동문학에 가장 탁월한 기여를 한 작가에게 수여되는 ‘뉴베리상(Newbery Medal)’ 2002년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현직 영어교사인 박씨는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재미동포 2세. 스탠포드 대학에서 영어학을 전공하고 석유회사 홍보 담당자로 있다가1983년 영국으로 건너가 요리 전문 기고가, 영어 교사로 일했다. 아일랜드인과 결혼해 2명의 자녀를 두었으며 1990년 미국으로 돌아왔다.

수상작 ‘단 하나의 도자기’는 고려 시대 다리 밑에서 사는 고아 소년이 도공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린 동화이다. 이웃 마을의 도공을 도우면서 끈기 있게 도자기 굽는 법을 배워 나가는 소년의 이야기는 ‘삶에 대한 성실한 태도’와 ‘예술에 대한 경외’라는 주제를 섬세하게 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캐슬린 오딘 뉴베리 상 심사위원장은“ 이 작품은 독자에게 용기와 인내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역경을 극복하고 행복을 얻게 되는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뉴베리 상은 세계 최초로 어린이책을 출판한 18세기 영국 서적상 존 뉴베리를 기념해 미국도서관협회가 1922년 제정한 것으로 세계 아동문학상 가운데 가장 역사가 오래된 상이다.1938년 제정된 어린이 그림책 대상의 칼데콧 상과 함께 최고 권위의 아동문학상으로 꼽힌다.

박씨는 9세 때부터 아동문학지에 시를 발표했으며 잡지와 인터넷 매체 등에 시와 소설을 꾸준히 발표해 오다 1997년부터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1999년 17세기 조선을 배경으로한 동화 ‘널 뛰는 소녀(Seesaw Girl)’, 2000년에는 15세기를 배경으로 연날리기를 소재로 한 ‘연 싸움꾼들(Kite Fighters)’을 발표하는 등 모두 한국 전통 사회ㆍ문화를 다룬 세 권의 동화를 출간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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