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시인이자 연극인이었던 노작(露雀) 홍사용(洪思容ㆍ1900~1947)의 생애를 그린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극단 성은 24~27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홍사용의 일대기를 통해 일제 식민지 시대의 아픔과 한국 근대 연극사를 정리한 ‘나는 왕이로소이다’(김성열 작ㆍ연출)를 공연한다.
그의 동명의 대표적인시를 제목으로 한 이 작품은 조선 최초의 연극단체인 토월회에서 문예부장ㆍ무대감독ㆍ연출ㆍ각색ㆍ번안 등 많은 일을 했던 노작의 생애를 재평가하는 무대이다.
홍사용은 1922년 나도향 현진건 등과 함께 문학동인지 ‘백조’를 창간한 시인으로 민중을 계몽하기 위한 방편으로 연극을 선택해 ‘할미꽃’ ‘출가’ 등 여러 희곡작품을 남겼다.
31년 토월회가 내부문제로 해체된 후에는 사재를 털어 극단 산유화를 창단했고 평생을 가난 속에 살다 47세를 일기로 폐병으로 별세했다.
이 연극은 연극인 홍사용의 생애를 사실적인 기법으로 그려낸다.
그가 토월회에 가입하게 되는 과정, 가수 윤심덕과 무용수 최승희등 토월회 주요 멤버와의 관계, 연극 창작활동에 대한 일제의 간섭 등을 여러 사료를 바탕으로 충실히 묘사한다.
여기에 지금은 전하지 않는 홍사용원작 ‘벙어리 굿’과 ‘김옥균전’이 연극적 상상력을 통해 극중극으로 첨가된다.
연출을 맡은 김성열씨는 “항일 색채가 강한 ‘김옥균전’ 집필로 거주지 제한까지 당했던 노작은 창씨개명을 끝까지 거부한 올곧은 선비였다”며 “일제치하에서 예술이냐 흥행이냐, 지조냐 타협이냐를 놓고 고민했던 그의 모습은 요즘 뜻 있는 연극인의 자화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표수훈 박종일 손인찬 김민영 한세라 등 출연. 24ㆍ25일 오후 7시 30분, 26일 4시ㆍ7시 30분, 27일 4시. (02)764-8760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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