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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미니멀리즘展 / 달걀…육면체…이게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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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미니멀리즘展 / 달걀…육면체…이게 뭘까?

입력
2002.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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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과천시 국립현대미술관 제7전시실. 전시장에 들어서자 바닥에 놓인 네 개의 매끈한 입방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미술을 좀 안다는 사람은 ‘오! 미니멀리즘’이라며 반가워할 터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이건뭐지?’ 하는 궁금증을 품게 될 작품이다.

미국 미니멀리즘의 대표작가 로버트 모리스의 1965년 작 ‘무제’이다.

20세기 현대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겼으면서도 그 단순한 형태 때문에 오히려 난해하게만 여겨졌던 미니멀리즘의 세계가 한 자리에 펼쳐진다.

국립현대미술관은 3월 24일까지 세계적인 미니멀리즘 작가 29명의 작품 35점을 선보이는 ‘미니멀 맥시멀(Minimal Maximal)-미니멀아트와 1990년대 미술’전을 연다.

도널드 저드, 댄 플레빈, 솔 르윗 등60년대 미니멀리즘을 태동시켰거나 90년대에 이를 발전적으로 계승한 작가들이다.

작가의 손길을 최소화한 미니멀리즘의 특성은 전시작 대부분에서 느낄 수 있다. 천연재료나 공업용품을 그대로 전시장에 갖다 놓은 작품이 많다.

25개의 나무기둥을 한 데 모은 ‘25개의 삼나무 입방체’(미국 작가 칼 안드레), 가로 137.2㎝, 세로 97.2㎝짜리 대형종이를 수백 장 쌓은 ‘무제’(쿠바 태생 미국 작가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 등등. 로댕이나 자코메티의 조각과는 확실히 다르다.

그러나 일상의 사물을 그냥 오브제로 활용했다고 해서, 또 대량생산된 공업용품을 전시장에 옮겨놓았다고 해서 모두 미니멀리즘은 아니다.

그래서 전시 제목에 ‘맥시멀(극대ㆍ최대)’이라는 단어를 넣었다.

‘미니멀(극소ㆍ최소)’한 형태 속에 내재된 작가의 ‘맥시멀’한 노력과 제작의도를 간파해달라는 것이다.

이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독일 작가 카린 잔더의 ‘광택 낸 달걀’과 ‘광택 낸 벽’이다.

‘광택 낸 벽’은 흰색 페인트를 칠한 미술관 전시장 벽을 사포로 문질러 가로ㆍ세로 50㎝ 크기의 매끄러운 정사각형 평면을 만들었다.

작품에는 작가의 흔적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면에는 사포질이라는 엄청난 노동(이번 전시회에는 작가의 조수가 내한해 5일 동안 사포질을 했다)이 투입된 것이다.

미술관 정준모 학예연구실장은“미니멀리즘은 단순한 형태 속에 사회적 은유와 작가의 노동력, 관객의 적극적 참여 등 다중적 의미를 담은 예술 행위”라며 “이러한 의미에 대한 해석 없이 외형적인 유사성만으로 미니멀리즘이다, 아니다를 판단하는 것은 큰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02)2188-6047

■미니멀리즘이란…

미니멀리즘(Minimalism)이란 1960년대 미국에서 태동한 미술사조로 최소한의 조형수단으로 제작한 회화와 조각을 가리킨다.

대량생산된 공업용품을 규칙적으로 반복시킴으로써 작가의 개성을 최소화한 작품이 대부분이다. 이는 50년대 작가의 주관이 지나치게 강했던 추상표현주의에 대한 반발로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조각이나 설치작품보다는 평면 회화에서 발달했는데 특히 여러 색채의 사용을 제한한 단색회화(모노크롬)가 주류를 이뤘다.

대표작가는 박서보 윤형근 정창섭 김창렬 허 황 서승원 윤명로씨 등이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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