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2002년 월드컵 조예선서 가장 관심 있는 경기 중 하나로 꼽은 것이 바로 6월 7일 전주서 열리는 스페인-파라과이의 B조 2차전이다.이유는 두 가지. 98년 프랑스 대회서 스페인이 파라과이와 0-0으로 비겨 20년 만에 1라운드서 탈락했다는 사실과 라울 곤살레스(스페인)와 칠라베르트(파라과이)의 대결이 흥미롭기 때문이다.
98년 월드컵서의 1차 대결은 칠라베르트의 완승. 칠라베르트는 무려 28개의 슈팅을 완벽하게 막아내 스페인을 궁지로 몰아 넣었다. 스페인은 3차전서 불가리아에 6-1로 대승하지만 결국 나이지리아와의 1차전 패배(2-3)를 극복하지 못하고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당시 골을 넣지 못했던 라울은 지난 4년간 훌쩍 커 버렸다. 25세 절정기인 지금은 피구(포르투갈) 마이클 오언(잉글랜드) 등과 함께 2002월드컵을 빛낼 신예 공격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라울은 17세인 94년 레알 마드리드 C팀에 입단, 7경기서 13골을 넣으며 A팀으로 뛰어 올랐다. 레알 마드리드 사상 최연소 입단 선수로 기록된 그는 데뷔 첫 해인 94~95시즌서 28경기 9골을 기록했다. 또 98~99시즌에 이어 2000~2001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득점왕에 올라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나 가운데 스트라이커를 오가는 라울은 96년 10월 체코와의 98월드컵 유럽예선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했다. 지난 유럽지역 예선서 팀내 최다인 4골을 넣었다. 현란한 드리블을 자랑하는 데다 위치선정과 골감각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있다.
라울보다 열두살 더 많은 37세의 칠라베르트는 ‘골넣는 골키퍼’로 유명하지만 ‘거미 손’으로 불릴 정도로 수준 높은 방어력을 자랑한다. 98월드컵 16강전에서 프랑스와 연장 끝에 아깝게 패했던 파라과이의 선전에는 칠라베르트의 수훈이 뒷받침 됐다.
그는 또 프로팀과 국가대표팀서 통산 50골을 넘어 섰을 정도로 정교한 킥 솜씨를 뽐낸다. 페널티킥은 물론 50m가 넘는 장거리 프리킥에도 능해 2002월드컵 남미 지역예선서도 4골(페널티킥 2골)을 기록했다.
지난 해 프랑스 FA컵 결승서는 결정적인 선방과 승부차기로 소속팀 스트라스부르를 우승시켰다. 칠라베르트는 또 99년 조국에서 열린 코파아메리카 때 “내 조국 파라과이는 큰 대회를 유치할 만큼 부유하지 않다”며 정치가들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국가대표 소집을 거부할 정도로 철학이 뚜렷하다.
2002년의 대결에서 라울은 분명 칠라베르트를 상대로 지난 대회 노골의 수모를 만회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우승후보 스페인의 1차 관문은 바로 복병 파라과이이고 그 중에서도 칠라베르트의 벽을 넘어야 한다. 라울과 칠라베르트의 만남은 2002월드컵서 가장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
●프로필
▽라울
생년월일 77년 6월27일
체격 180cm 73kg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
경력 98년 월드컵출전 A매치 43경기 19골
▽칠라 베르트
생년월일 65년 7월27일
체격 188cm 90kg
소속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경력 96년 남미 최우수 선수(GK로는 처음)
유승근기자
u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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