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형 할인매장 체인의 대명사 ‘다이에이’의 창업자인 나카우치 이사오(中內功ㆍ79) 전회장이 10억엔(98억여원)에 이르는 퇴직금을 한푼도 받지 않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그는 17일 다이에이 재건 방안을 최종협의 중이던 현 경영진과 채권 은행단에게 “회사를 경영난에 빠뜨린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런 뜻을 전했다.
그는 2000년 10월 회장직을 사임한 데 이어 지난해 1월에는 이사마저 사임했다.
관례대로라면 그때 약 10억엔의 퇴직위로금을 받게 돼 있었지만 “회사 경영이 회복될 때까지 수령을 유보하겠다”고 미뤄왔다.
그는 회장을 사임하면서 부사장이던 아들마저 사퇴시키면서 전문경영인에게 그룹을 맡겼다. 또 회사를 떠난 뒤에는 경영에 관여하는 듯한 언행을 일절 삼가왔다.
지난해 가을 주가가 폭락하자 거래 은행 총재를 잇따라 방문, “현 경영진을 잘 부탁드린다”고 고개를 숙인 게 유일한 예외였다.
그는 퇴직금을 모두포기한 데 대해 “구 경영진을 대표해 다이에이 재건을 응원하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채권은행으로부터 사재 반환을 요구받을 것에 대비한 방어책이라는 말들도 나오지만 지금까지 그의 경영자세로 보아 이 설명을 그대로 받아 들이는 분위기다.
오사카(大阪)에서 태어난 그는 62년 미국의 쇼핑몰을 본딴 대형 할인매장을 전국에 설립해 72년 미쓰코시(三越)를 제치고 매출 1위를 기록했고, 80년에는 소매업계 최초로 매출액 1조엔을 달성하는 등 수많은 신화를 낳았다.
그러나 90년대 중반부터 치열한 가격파괴 경쟁의 와중에서 총부채 규모가 1조 7,500억엔에달하는 등 경영난을 겪어 왔다.
다이에이 채권은 행단은 18일 채권 포기, 주식화, 우선주 감자 등 4,200억엔 규모의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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