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가 미국 방문 의사를 바꾼것을 놓고 말이 많다.지난 해 방미 의사를 강하게 밝혀 신변 안전을 이유로 반대한 정부와 갈등을 보인 황씨가 갑자기 물러 선 것이 발단이다.
함께 망명한 김덕홍씨가 황씨의 심경 변화는 국정원이 회유한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일부 언론이 이를 받아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됐다.
어느 보수신문은 '허탈한 심정'까지 피력했다.
결론부터 말해 황씨가 마음을 바꾼것은 잘한 일이고, 이를 애석해 하며 비난하는 것은 못난 짓이다.
황씨 자신 회유설을 부인하며 북한 핵과 생화학무기 위협을 새삼 증언하러 굳이 미국에 갈 필요는 없다고 밝혀서가 아니다.
황씨 방미와 의회 증언이 남북 긴장완화 등 국익에 도움은 커녕, 이미 한반도 정세를 경색시킨 미국의 대북 강경자세를 부추길 우려가 큰 때문이다.
우리 사회 보수 세력은 황씨 방미가 미국 조야에 북한 위협론을 확산시켜 정부의 햇볕 정책을 견제하는 빌미가 되기를 기대하는 듯 하다.
황씨 방미를 추진한 미 의회 보수파의 이해도 다르지 않다.
이런 마당에 황씨 방미를 막지 말라는 것은 미국의 대북 압박과 정세 악화를 손 놓고 앉아 지켜보라는 얘기와 같다.
그래서 우리에게 득될게 무엇인지 묻고 싶다.
민주사회 시민의 해외여행과 언론 자유를해치지 말라지만, 황씨처럼 고도로 민감한 정치 망명자가 아무데서나 마음대로 발언하도록 내버려두는 나라는 없다.
기실 미국이 대단한 새로운 증언을 기대할 것도 없다. 군사정보는 미국이 훨씬 잘 안다.
황씨도 북한체제 모순과 붕괴 연구가 관심사다. 조용히 연구에 몰두하는 것이 좋을 노 망명객을 두고 논란을 되풀이하는 것은 부질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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