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이명재 전 고검장을 위기의 검찰을 이끌 새 총장으로 선택한 것은 현명한 결단이다.검찰 재직시 능력과 인품에서 총장감으로 첫 손 꼽힌 그를 과감하게 재야에서 발탁한 것은 검찰을 바로 세워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본다.
국민의 비판과 요구를 겸허하게 수용한 탕평 인사로 검찰 개혁과 안정을 함께 이루려는 뜻이 돋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신임 총장이 험난한 과제를 짊어진 상황임을 먼저 강조한다.
검찰 조직을 추슬러 국민의 엄중한 개혁 요구에 부응하려면, 역대 어느 총장보다 비상한 각오가 있어야 할 것이다.
격동기 검찰 총수 자리가 원칙과 정의를 지키는 고행과 헌신을 강요하는 소명임을 깊이 인식하기 바란다.
새 총장이 당면한 과제는 검찰 불신을 깊게 한 권력형 비리 의혹을 새로운 자세로 규명하는 것이다.
부패 척결과 검찰 수사 독립을 국민 앞에 다짐한 대통령이 당대 최고의 수사검사 평판을 지닌 그를 선택한 뜻도 같을 것이다.
말 그대로 어떤 외압과 성역도 결연하게 거부한 채, 법치와 정의 구현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정의에 대한 신념과 열정을 후배 검사들에게 강조한 그의 평소 소신과 경륜에 기대하는 바 크다.
특히 대통령 선거를 앞둔 격동기에 불편부당한 검찰권 행사로 민주 헌정질서 정착을 선도, 국민 신뢰를 쌓는데 앞장 서야 할 것이다.
이런 벅찬 책무를 감당하려면 검찰 조직이 낡은 사고와 관행을 버리고 스스로 바로 서려는 혁신 기풍을 일으켜야 한다.
엘리트 조직을 타락시킨 연고주의와 출세주의와 현실타협 풍조를 불식하고, 사명감과 명예심에 충만한 조직으로 되돌리는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새 총장을 맞은 검찰은 이제 진정으로 법과 국민 쪽에 서서 참된 국법 질서 수호의 중추로 거듭 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권력부터 검찰 독립 다짐을 지키고, 국민도 감시와 성원으로 적극 뒷받침 해야 할 것이다.
검찰의 유례없는 위기가 당대 최고의 검찰총장을 낳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