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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그라'개발 류강선씨 "누에는 황금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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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그라'개발 류강선씨 "누에는 황금벌레"

입력
2002.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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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가 반도체 칩 만큼 귀하게 쓰일 때가 올 겁니다.”‘누에박사’로 통하는 농촌진흥청 류강선(柳江善ㆍ47) 곤충이용과장은 “실만 뽑던 누에가 첨단 바이오기술과 결합하면서 사양산업의 허물을 벗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부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류 과장이 개발한 ‘누에그라’가그 신호탄. 수컷 누에나방의 번데기 농축액에 오미자 등 천연 한방재를 첨가한 누에그라는 작년 9월 출시되자마자 물량이 없어 못 팔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7개국에서도 수출주문을 받아놓은 상태.

류 과장은 “하루에 10통이 넘게 격려성 전화가 걸려온다”며 “주로 60대 전후 남성들이지만 할머니나 불임 여성들의 문의 전화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류 과장은 최근 사람과 누에고치의단백질이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 바르는 노화방지용 ‘실크화장품’을 개발해 내놓았다.

“닭벼슬과 소고환추출재료로 만드는 기존 기능성 화장품과는 달리 끈적거림은 줄이고 촉촉한 느낌을 주는 보습효과를 50% 이상 높였습니다.” 이 제품은 농진청으로부터 기술을 넘겨받은 동성제약이 한 세트에 100만원의 고가로 내놓았는데도 중년 여성들의 좋은 반응을얻고 있다.

그는 2~3년 후 누에의 배설물을 이용한 항암치료제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누에 배설물에 들어있는 ‘포르피린’이암세포에만 달라붙고 여기에 빛을 쪼이면 암세포만 파괴시키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항암치료의 획기적인 변화가 온다는 것이다.

서울대 농대 잠사학과 출신으로20여년간 누에연구에만 몰두해 온 그는 누에로 항암치료제인 인터페론 공장으로 만드는 꿈을 갖고 있다. 누에의 단백질 유전자에 인터페론 유전자를 삽입하면 누에가 무궁무진한 양의 인터페론을 싼 값에 대량으로 뽑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류 과장은 “몇가지 예비 시험에서 가능성을 확인해 전망이 밝은 편”이라며 “한마리 값이 수십만원에 이를 만큼 누에가 황금알을 낳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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