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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21세기엔 유목민이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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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21세기엔 유목민이 돼라

입력
2002.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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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민 이야기'김종래(50) 조선일보 기자(편집국부국장)가 쓴 ‘유목민 이야기’(자우출판 발행, 1만 2,000원)는 단순하게 유목민의 역사를 소개하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유목민의 역사 속에서 현재와 미래의 인류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비전을 찾아냈다.

김씨는 수년 간 철저한 취재를 통해 초원 유목민의 ‘질주의 문명사’에 관한 사료를 축적해 왔다. 그의 노력은 책에 실린 많은 사진과 그림, 지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김씨가 유목민의 역사를 서술하는 방식이 친절한 것은 아니다.

그때그때 생각나면 쓰는 듯한 분방한 전개 때문에 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당혹스럽다.

그러나 일단 따라잡기 시작하면 함께 몽골을 여행하는 듯 빠져들게 된다.

유목민은 살아 본 적 없는 땅을 헤집고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폐허의 장소에서도 가능할 수 있는 삶의 형태를 찾은 것이다.

유목민은 성을 쌓기보다 길을 닦아야 한다는 의식을 갖고 있었다. 그것은 그들의 생존 방식이었다. ‘닫힌 사회는 망하고 열린 사회만이 영원할 것’이라는 이상을 품었던 유목민은 종족과 종교, 계급을 무너뜨리면서 자유를 갈구했다.

군사 장비를 경량화하고 군대 식량의 무기를 줄이는 등 이동 속도를 빠르게 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였다.

유목민의 이 같은 역사는 “지상에 구축된 상이한 사회와 각종 문화를 연결하는 역할을 일관되게 수행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유목민의 이념은 국가의 칸막이가 허물어지는 21세기에도 유효하다. 디지털 문명의 시대에 인간은 더 이상 공간의 저항을 받지 않는다.

‘새로운 유목민의 시대’가 온 것이다. 옛 유목민처럼 서로 다른 삶을 빠르게 잇고 공유하는 것이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이 된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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