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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21세기 지식인은 '시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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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21세기 지식인은 '시민'이다

입력
2002.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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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지식인을 묻는다'지식인은 누구인가. 억압과 갈등으로 점철돼 온 한국 현대사에서, 지식인의 정체와 역할에 대한 물음은 곧 현실의 억압과 갈등 그 자체에 대한 물음이기도 했다.

전후 1950년대의 창백한 인텔리, 1960년대의 참여 지식인, 1970년대의 민중적 지식인, 1980년대의 진보적 지식인 등은 시대의 ‘증인’이자 ‘예언자’로서의 지식인의 모습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아줌마’라는 TV드라마에서 지식인의 모습은 극적으로 희화되기도 했고, 언론사 세무조사 공방을 놓고 수구ㆍ개혁 공방이 벌어지면서다시 지식인의 정체에 대한 물음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21세기 한국의 지식인 상은 어떤 것일까.

강수택 경상대 사회학과 교수는‘다시 지식인을 묻는다’에서 그것을 ‘시민적 지식인’이라고 정의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시민적 지식인 상은 “모든 지식인은 잠재적 시민이며 또한 모든 시민은 잠재적인지식인”이라는 개념에 기반해 있다.

우선 ‘시민’의 개념이 구분되어야 하는데 첫째 도시 지역 주민으로서의 시민, 둘째 시민 계급 구성원 즉 부르주아, 셋째 시민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시민 중에서 강 교수가 말하는 시민은 세번째 시민사회의 구성원을 가리킨다.

“모든 시민은 자신의 생활 세계를 지키고 개선하기 위한 자율적인 노력을 할 것이며, 이러한 노력이 지성을 통해 이루어질 때 언제든 지식인일 수 있다”고 저자는 정의한다.

따라서 “시민적 지식인이란 특정한 직업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특정한 계층을 뜻하지도 않으며, 특정한 사회적 기능을 기준으로 삼지도 않는다. 생활 세계를 지키고 개선하기 위해 공적 사안에관심을 가지고 지성으로서 참여하는 한, 모든 시민이 지식인이고 모든 지식인이 시민”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 결론을 이끌어 내기 위해 드레퓌스 사건으로 제기된 지식인론의 기원과 러시아 인텔리겐차의 의미를 우선 고찰한다.

그리고 칼 만하임의 ‘자유부동하는 지식인론’, 안토니오 그람시의 ‘유기적 지식인론’, 사르트르의 ‘실존주의적 지식인론’, 푸코의 ‘특수적 지식인론’, 리오타르의 ‘지식인 종언론’, 바우만의 ‘탈근대적지식인론’을 상술하고 있다.

강 교수의 시민적 지식인론은 이처럼 기존의 지식인론처럼 도발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한국의 시민사회가 전정한 합리성에 근거하여 인간화되어갈 수 있기를 바라는” 저자의 시대적 문제의식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시민적 지식인의 ‘연대의 중요성’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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