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일 특검팀이 경기 D금고 회장 김영준(43)씨의 검거를 계기로 이른바‘이용호 펀드’의 실체파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용호 펀드는 이씨가 계열사인 삼애인더스가 추진하던 해저 금괴 발굴사업과 관련한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올리고자 발행한 900만 달러어치의 해외 전환사채(CB)로 정ㆍ관계 로비용 펀드였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대검 중수부는 이용호 펀드 중 300만 달러가량이 이씨에게 인수돼 154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겼음에도 이 돈의 흐름이 분명치 않다는 점에 주목, 로비여부에 대한 집중적인 추적을 벌였다.
당시 업계에서는 이씨와 김씨가 자신들의 사업확장에 도움이 될 만한 정치인, 고위 관료, 법조인 등 20여명을 가ㆍ차명으로 가입시킨 사설펀드를 조성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후 검찰은 계좌추적에서 이씨가 아닌 김씨 주도로 유령회사인 비즈니스 플러스 명의의 계좌를 통해 300만달러의 CB를 인수됐으며 시세차익 전액을 김씨가 챙긴 사실을 확인하고 김씨를 사건의 핵심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검찰은시세차익이 정ㆍ관계 인사에게 흘러들어간 흔적을 찾지 못한데다 김씨의 소재파악에도 실패, 지난해 11월 김씨를 기소중지한 뒤 수사자료 일체를 특검에 넘겼다.
특검팀도 16일 사채시장의 거물인 김씨가 이씨의 사업초기부터 운영자금을 제공하는 등 ‘후견인’ 역할을 하고 삼애인더스 외에 이씨의 다른 계열사에 대한 주가조작에 가담, 거액의 시세차익을 올리는 등 특수관계였다고 파악하고 있다.
특히 김씨는 사업상 관계 외에 2000년 이씨에 대한 서울지검 수사 당시 전직 장관출신 변호사를 이씨와 함께 접촉하는 등 정ㆍ관계에 걸친 인맥을 통해 이씨의 구명로비까지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김씨가 이러한 지위를 이용, 이씨의 CB발행분에서 300만달러를 확보, 자신과 친분이 있는 유력인사들에게 시세차익을 보장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의 판단은 결국 이용호 펀드의 실체가 사실상 김씨라는 점을 암시하는 것으로 향후 조사과정에서 김씨의 정ㆍ관계 친분관계가 드러날 경우 정현준, 윤태식 게이트에 이어 또 한번 주식로비 파문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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