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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겸 프로듀서 박근태 "가수가 가진 재능 100% 뽑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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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겸 프로듀서 박근태 "가수가 가진 재능 100% 뽑아냅니다"

입력
2002.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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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겸 프로듀서 박근태(29)는 지난 주 드문 경험을 했다.그가 작ㆍ편곡및 프로듀싱한 t의 ‘시간이 흐른 뒤’와 S#arp의 ‘내입술…따뜻한 커피처럼’이 나란히 방송 순위 프로그램의 1위 후보에 오른 것.

그로서는 어느 누가 1위를 차지해도 기분 나쁘지 않은 경쟁이었다. t와 S#arp의 음반은 지금까지 25만장, 23만장이 팔렸다.

god나 김건모같은 거물급 가수의 경우를 제외하면 지난해 프로듀서로서는 가장 성공한 셈이다.

한 곡 성공하기도 힘들다는 요즘, 그는 어떻게 두 노래를 동시에 히트시킬 수 있었을까. 더구나 색깔이 전혀 다른 가수들을 데리고.

그는 작곡가보다는 프로듀서로서의 역할에서 비결을 찾았다.

“프로듀서는 가수에 관한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음악만이 아니라 그 가수의 특성과 전작, 최신 경향과 가요계 전체의 상황까지 치밀하게 작전을 짜야 하지요.”

그래서 그는 뮤직 비디오와 안무, 의상, 홍보에도 가능한 많은 의견을 낸다.

t의 음반을 만들기 전, 그는 힙 합 그룹 업 타운 출신이라는 전력과 래퍼로 생각하는 t의 자기 규정을 깨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t가 지닌 보이스 톤을 최대한 살린, 느린 흑인음악이 제격이라는 판단이 섰다. 목소리 하나만으로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한 곡을 녹음하는데 35시간씩 공을 들였다.

S#arp의 경우는 또 달랐다. 이미 4장의 음반을 냈기 때문에 좀 더 확연히 드러나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는 과감하게 댄스를 포기하고 R&B가 가미된 미디엄 템포로 방향을 잡았다.

다시 댄스가 될 다음 음반과의 관계까지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모두 성공이었다.

프로듀서로서 박근태는 주어진 상황에서 가능한 최대한을 뽑아낸다는 것과 ‘가지치기’를 지양한다.

때문에 그는 정상에 선 가수들보다는 정상을 노리는 가수들과 작업하길 즐긴다.

“음악성이니 대중성이니하는 이분법보다는 그 가수의 능력 한에서 매력과 최신 장르의 한국적 해석, 음반마다의 차별성 등을 높이려 한다.”

가수와 인간적인 관계를 잘 풀기로도 소문이 나 있다.

또 빅 히트를 기록한 일부 프로듀서들과는 달리 한번 기획이 성공했다고 해서 다음 음반에서 그와 유사한 음악을 잇달아 선보이려 하지 않는다.

‘앞서있는 듯하면서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 균형 감각’이 그의 최대 장점이다.

발라드, 댄스, 힙합, R&B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히트시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가수가 가진 재능을 100% 뽑아 내는 재능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를 찾는 사람도 많아졌고 수입도 커졌다.

곡 당 500만원의 작곡비와 음반제작비에 포함되는 프로듀서 수당, 장당 300~400원의 인세와 150여곡의 저작권료를 합하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아직 돈보다는 일이 좋다고 한다. 마음만 먹으면 1,000만원씩 받을 수 있는 작곡비를 올리지 않는 것도, 남들 다 있는 작업실 도우미를 두지 않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올 해에는 일본 에서 발매 예정인 t의 힙합 음반을 비롯해 박효신 코요태 주얼리등의 음반을 만든다.

이미 그가 할 작업은 끝낸 상태. “갈수록 흥행이 중시되는 풍토지만 그 안에서도 들을만한 음악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박근태가 만든 노래들

1991년 데뷔한 박근태가 처음으로 이름을 알린 곡은 1994년 룰라의 ’백일째 만남’.

이어 DJ DOC의 ‘나의 성공담’, 젝스키스의 ‘폼생폼사’등이 연속 히트해 신세대 댄스 작곡가로 인정을 받았다.

천편일률적인 댄스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은 소찬휘의 ‘헤어지는 기회’와 에코의 ‘행복한 나를’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소찬휘라는 가수가 지닌 목소리의 특성을 살린 ‘헤어지는 기화’는 물론 평범한 듯하면서도 매끄럽게 매만져진 ‘행복한 나를’은그가 추구하는 음악성의 일단을 보여준다.

음반 프로듀서로서의 데뷔작은 1997년 유진박의 ‘Peace’.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애인’이 실린 허시의 1집을 든다.

음악적으로는 상당히 공을 들였음에도 동성애를 홍보수단으로 택한 제작사의 방향과 엇나가는 바람에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못한 점을 아쉬워 했다.

t와는 타샤니 시절의 ‘경고’를 만들어 주었고. S#arp과도 음악적 생산력이 최저에 달해 칩거하던 시기의 3집을 제외하면 1집의 ‘Lying’과 4집의 ‘Sweety’ 작곡을 비롯, 2집 프로듀싱까지 인연이 깊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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