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입법 기구인 유럽의회는 15일 사상 첫 경선을 통해 아일랜드 정치인 패트 콕스(49) 의원을 제 24대 의장으로 선출했다. EU 15개 회원국 중 소국인 아일랜드 출신 의장 당선은 뜻밖의 일로 받아들여지고있다.3차 투표까지 가는 경합을 거쳐 영국 노동당 출신의 데이비드 마틴 의원을 제치고 당선한 콕스 의원은 유럽의회 내 제3당인 자유민주당 총재다.그의 당선은 기구 개혁 등의 과제를 앞둔 유럽의회가 역내 주민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충분히 귀 기울이겠다는 의지의 표시로 해석되고 있다.
웅변술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콕스 의장은 이날 당선 일성으로 “우리는 투표를 줄이고 전문성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일반 유럽인들에게 유럽의회의 기능을 쉽게 이해시키는 데 주력할 방침을밝혔다. 그는 또 그 동안 이름 뿐이던 유럽의회가 EU는 물론 국제 사회에서 영향력을 넓히는 데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경제학 교수 출신으로 아일랜드 대학 학부에 처음 유럽 연구 과정을 개설할 정도로유럽 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콕스는 1982년부터 4년 여 아일랜드 국립 방송사 기자로 일하다가 86년 아일랜드 진보민주당 사무총장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89년 유럽의회에 진출, 98년 자유민주당 총재로 선출됐지만 이듬 해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당시 EU 집행위원장 등과 함께 사퇴를 강요받기도했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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