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초 국립지리연구원에서 발간되는 행정지도에 전북 진안군의 읍·면 경계구분 및 산ㆍ골짜기지명이 수년째 잘못 표기되고 있다.그런데도 진안군청은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명 오기로 주민 간분쟁이 발생하는가 하면 관광지로서 진안군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행정지도의 오기가 처음 확인된 것은 지난해 용바위 재반입 사건 때이다.
반출됐던 용바위가 지난해 초 다시 진안군으로 재반입되면서 상전면과 진안읍 주민간 분쟁이 발생했다.
원래 상전면과 진안읍 경계 하천에 놓여있던 이 용바위가 지적도 상에는 상전면 소속으로, 행정지도상에는 진안읍 소속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군청 중재를 통해 용바위는 지난해 11월 상전면 국도 변 휴게소에 놓이는 것으로 결정되었지만 분쟁과정에서 양측 주민 모두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진안군은 세계 유일의 쌍봉인 마이산을 천혜의 관광자원으로 갖고 있다.
더구나 전국 다섯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용담댐이 지난달 준공돼 진안군은 산수조화를 이룬 관광보고로 그 부가가치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부정확한 행정구역 표기로 인해 지역민은 물론 외래 관광객까지 진안군의 지리파악에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관광명소로 꼽히는 죽도 폭포는 상전면, 진안읍의 경계에 있다.
지적도로 확인하면 하천 및 골짜기를 중심축으로양측 경계가 나뉘어 있다. 하지만 행정지도 상에는 골짜기가 아닌 능선을 따라 읍면 경계가 그려져 있다.
따라서 지적도 상 상전면인 죽도 일원 전체가 행정지도에는 진안읍 가막리에 편입된 것으로 비쳐진다.
산 위치도 잘못 표기되어 있다. 행정지도에는 대덕산이라고 표기된 지역에 실제 부귀산이 있고, 고산으로 표기된 곳에는 대덕산이 있다.
인터넷에서 '고산'을 검색하면 동향면 인근의 산이라고 나오지만 진안군 주민들은 고산이라고 하면 아무도 모른다.
잘못 제작된 지도는 주민에게 혼란을 줄 뿐만 아니라 정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군상리 주민 문모(64)씨는 세밀한 검증작업을 통해 당국이 정확한 지도를 제작해 민관이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것을 주문했다.
지역 산하의 지명을 제대로 알려야 고장 이미지도 새롭게 할 수 있다.
지도 오기를 방기할 경우 지역의 문화와 역사가 왜곡되는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우려마저 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지도가 제작 될 날을 기대해 본다.
/임성택 진안신문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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