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랠리를 이끈 반도체주가 기로를 맞았다. 우선 16일 새벽 미국 인텔과 이날오전 삼성전자가 발표하는 지난해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반도체 주가의 과속우려, D램가격 폭등세 진정, 차익실현 매물등의 변수도 교란요인이다. 이 영향으로 15일 삼성전자 주가는 분기실적 발표때마다 반복되는 징크스를 벗지못한 채 1만9,000원 하락한 31만1,000원에마감했고 반도체 관련 종목도 동반하락했다.■4분기 실적의 명암
고정거래선 가격 인상이 반영되지 않았고, 미국텍사스 소재 오스틴 D램 공장의 적자도 메워야하는 부담으로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영업이익의경우 앞서 외국계에서 최대 6,000억~7,000억원대로 보았으나, 시장 예상은 2,600억~1,700억원 수준. 이는 “뉴욕증시를 비롯한 세계증시가반도체 실적회복 기대감으로 너무 들떠 있다”는 반성과 맞물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를 불렀다. 다만 인텔의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주당 10센트)보다소폭 개선된 12센트로 추정된다.
■D램 급등세 멈칫
전날까지 ‘12시30분 효과’를이끌던 D램 현물가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현재 가격은 256 SD램이 8달러, 128SD램은 4달러 선에 육박해후발 반도체 업계의 원가수준을 넘어섰으나 공급조절에 의한 가격인상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우증권은 “하이닉스와마이크론의 협상이란 변수를 봐야 하지만, 추가급등 여지는 좁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증권은 1월 하순 D램 고정거래선 가격이 30% 이상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기대 반성
뉴욕증시는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의 ‘경기회복을 속단할 수 없다’는 발언처럼 경기기대감에 대한 회의(懷疑)를 품기 시작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 1만선에 이어 나스닥 2,000선이 무너졌고, 일본증시와반도체 위주의 대만증시도 약세장으로 기울었다. 특히 반도체주는 기대치를 주가에 반영하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속도위반’론이제기되고 있다. 대우증권은 “삼성전자와 MSCI의세계 반도체ㆍ장비지수의 괴리도가 77%까지 벌여졌다”며 “이 같은 괴리가 유지되려면 삼성전자에 추가적인 모멘텀이 필요하다”고지적했다.
■비관은 일러
단기악재에도불구하고 삼성전자에 대한 시각은 긍정론이 우세하다. 과거 실적보다는 향후 실적 전망이 주가흐름을 좌우한다는 것.이에 근거해 외국계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36만원~53만원으로 잡고 있다. 인텔도 기대치 이상의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외국인의 매도는부정적 4분기 실적과 뉴욕증시 조정에 따른 선반응으로 보인다”며 “본격매도신호로 판단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대증권은 “최근랠리에서 보여준 주가급등을 재연하기에는 모멘텀이 부족해 당분간 시장내 삼성전자의 위력은 다소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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