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바람’에 이어 이번에는 ‘채식열풍’이 불고 있다. 육류를 멀리 하고 채소 위주로 식단을 다시짜는 주부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발단은 지난 주말 방송된 SBS의 특집 프로그램 ‘잘 먹고 잘 사는 법’.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주부강춘홍(姜春紅ㆍ35)씨는 이 프로를 시청한 뒤 아이들이 좋아하던 햄, 소시지 등을 물리치고 상추, 배추 등 채소를 밥상에 올리고 있다.
강씨는“아이들이 육류와 가공식품에 익숙해져서인지 채소는 맛이 없다고 불평한다”며 “그러나 건강에 좋기 때문에 앞으로는 채소 위주로 먹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박기찬(朴起燦ㆍ39)씨도 “힘을 잘 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육류를 즐겨왔는데 이 프로를 본 뒤 아내에게 고기를 일절 내놓지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현상을 반영하듯 백화점과 대형 할인매장 등의 채소 코너는 매출이 크게 늘었으며 특히 유기농 코너는 3배까지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본점 유기농 코너의 하루 매출액은 지난 주까지만 해도 250만~300만원이었으나 이번 주부터는 600만~750만원으로급증했다. 현대백화점의 관계자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이에 대해 박태선(朴太瑄ㆍ43)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채식은 무척 바람직한 현상”이라면서도“하지만 이 때문에 고기, 우유 등을 전혀 섭취하지 않으면 영양상 불균형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비타민 B12와 철분 등은 쇠고기로,칼슘은 우유로 가장 손쉽게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기본 영양소를 함유한 기초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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