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게 그을린 피부, 부리부리한 눈매 때문에 ‘아파치 전사’로 불리는 대표팀의 수비수 김태영(32ㆍ전남드래곤스)은 화려한 플레이를 자랑하는 선수는 아니다.하지만 동아대 4학년 때인 1992년 김호 감독의 월드컵 대표팀에 합류, 히딩크사단에 이르기까지 성실한 플레이로 대표팀 수비라인을 10년 동안 지켜왔다. A매치 출장 68회로 황선홍 유상철에 이어 3번째. 지난해에도 대표팀의 A매치 18경기중 15경기에 출전했을 정도로 히딩크 감독의 신임도 두텁다.
김태영의 성공비결은 ‘공은 놓쳐도 사람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는 대인방어 능력과 경기에 집중하는 강한 투지다.
프랑스월드컵 벨기에전에서는 심각한 무릎부상에도 불구하고 붕대를 감고 출전을 자청, 육탄수비를 펼치기도 했다.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프랑스전에서 0_5로 대패한 뒤 조예선 2, 3차전을 승리로장식한 데는 “너무 겁을 먹지 말자”며 후배들의 투지를 살린 그의 공로가 컸다는 후문.
마지막이 될 이번 월드컵에 대한 각오를 묻자 “다른 방법은 없다. 거칠게 프레싱하는 유럽팀들을 강하게받아치는 것만이 최선”이라며 “기싸움에 지지 않는 것이 최선의 수비책”이라고 강조한다. 체력으로도 뒤지지 않기 위해 최근 파워트레이닝으로 근력 향상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급속히 진행되는 세대교체에 대해 그는 “패기있는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이 흐뭇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 월드컵 같은 큰 무대에서는 경기의 맥을 짚을 줄 아는 노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노장과 신예의 조화를 이뤄 월드컵을 치룬 뒤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는 것.
대표팀 수비라인에서 홍명보에 이어 2번째 노장인 그는 송종국 이임생 박지성 등 후배들을 다독여야 하는 자신의 책임을 잘 알고 있다. 월드컵이 끝나면 성적이 좋지 않은 소속팀 전남의우승을 이끌고 유니폼을 벗겠다는 김태영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반짝이고 있다.
■ 전문가 조언(최영일 동아대감독)= 위치선정과 템포조절 능력이 뛰어나다. 패스 등 기술적 측면에서 홍명보에 뒤지지만 강력한 투지로 수비라인을 이끈다. 또 어려울 때 자신을 희생할 줄 알고 후배들에게 조언해 줄 수 있는 김태영은 유럽팀의 강한 공격을 막아내는 데꼭 필요한 선수이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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