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4일 연두회견에서 목이 쉬고 고단한 모습이었다. 전날(13일) 밤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전격적인 사의 표명으로 잠을 설쳤기 때문이다. 특히 신총장의 사퇴까지 몰고 온 각종 비리의혹에 대해 어떤 식으로 국민에 사과해야 할 지를 놓고 표현을 거듭 다듬었다는 후문이다.청와대의 한 관계자는“어제 밤11시께 신 총장의 사의가 전달된 후 김 대통령은 이런 저런 걱정으로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고단한 모습과는 달리 답변 내용은 비교적 진솔했다는 평이다.빠뜨린 답변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보충 설명하는 성의도 보였다."매일 터져 나오는 게이트 때문에 정신이 없어 개각을 차분하게 생각하지 못햇다"라든지(총리 등을)앞에 두고 (교체 여부를)물어보면 나오던 말도 들어가겠다"는 식의 솔직한 표현은 분위기를 부드럽게 했다.
TV방송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 회견은 190여명의 내외신 기자가 청와대 춘추관 대회견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오전 10시부터 1시간20분도안 진행됐다.회견 예정시간은 1시간이었으나 부연 설명으로 20분이 길어졌다.
김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게이트에 대한 사과로 시작,기자 16명의 질문에 답한 뒤 사과로 회견을 마무리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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