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후반 종합주가지수가 크게 밀리면서 제기된 본격 조정 가능성이 14일 삼성전자 급등세의 영향으로돌연 불투명해졌다. 3개월 넘게 앞만 보고 내달린 증시에 1~2개월의 중기 조정국면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조정론의 골격. 그러나 이날 장중 반도체현물가 급등 소식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폭등세를 타며 종합주가지수는 740선을 재탈환했다.조정론자들은 여전히 “일부 반도체주의 급등으로 지수는 올랐지만 지난 주부터 상승종목보다 하락종목수가급격히 증가해 종목별 시세피로가 뚜렷해지는 등 곳곳에서 조정 여건이 무르익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시적 숨고르기’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조정이 필요한 이유
우려스러운 부분은 ‘너무 많이 올랐다’는 점이다. 100일 남짓한 기간에 60%나 급등한 만큼 추가상승을위해서는 상승폭의 20~30% 정도 뒤로 물러서는 ‘조정다운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대우증권 김분도 연구원은 “작년 9월 말 이후 상승기가15주를 기록하고 있는 현재의 장세는 98년 9월~99년 초 대세상승 진입국면에서 16주 동안 상승한 뒤 6주간 조정을 거쳤던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며“조정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93년 대세상승장의 1차 상승국면은 57%의 상승률을 기록한 뒤 약 2개월 동안 16% 하락했고98년 말에도 126% 상승 뒤 40여일 만에 35%의 하락을 경험했다. 김 연구원은 “성급한 판단일 수 있지만, 조정폭은 1차적으로 690선,2차적으로 650 내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상승 전환점이었던 작년 9월 말의 거래량 최고치를 지난 주에 경신한 점도 부담스럽다. 시장에너지 분출이지수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한 나머지, 급격한 에너지 소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흥증권 이필호 연구원은 “지난주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전환으로매수주체의 공백도 우려되고 미국 나스닥시장 역시 사실상 지난 주부터 조정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여 국내 증시도 곧 조정국면에 진입, 2월까지는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만약 본격 조정없이 800선을 넘어선다면 올해 큰 장은 서지 않을 것”이라며 “반등한다면 고가에매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폭 작을 수 있어
한편 이날의 드라마틱한 급등 장세 덕분에 조정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었다.반도체 가격 상승추세가 견조한 데다 이번 주부터 잇따르는 국내외 주요기업의 실적발표도 긍정적으로 예상돼 향후 실적장세로의 무리 없는 연결이 가능하다는것이다.
LG투자증권 전형범 연구원은 “단기 급등 후 나타난 일시적 숨고르기 장세이며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국내외 기업실적 발표를 모멘텀으로재반등 시도가 예상되는 만큼 조정시 저가매수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대신증권 조용찬 연구원도 “16일로 예정된 삼성전자 기업설명회 및 하이닉스매각 체결 등을 재료로 삼아, 반도체 훈풍이 시장을 더 끌고 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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