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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제주간지 보도…日 경기침체 주범은 야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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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제주간지 보도…日 경기침체 주범은 야쿠자?

입력
2002.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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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제 침체는 야쿠자때문이다.”홍콩의 경제주간지 파 이스턴 이코노믹리뷰(FEER)는 최신호(17일자)에서 일본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금융권 부실채권의 절반 가량이 폭력조직 야쿠자와 연계돼 있어 경제회복의 걸림돌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야쿠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거나 야쿠자가 직접 경영하고 있는 기업들이 금융권에서 빌린 자금은 모두 3,000억~4,000억 달러에 이르며, 이 중 절반 가량이 야쿠자 조직으로 흘러 들어가 부실채권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일본에 투자하는 미국 금융회사를 위해 일하고 있는 전직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은 “일본 금융권의 부실 채권 해결에 관건이 되는 기업들의 절반 가량이 야쿠자와 연계돼있다”이라면서 “일본의 경기침체는 야쿠자 리세션(Recession)”이라고 말했다.

FEER에 따르면 금융권이 야쿠자에게 대출을 한 것은 1980년대부터. 당시 혼다, 소니 등 대기업들이 싼 금리의 해외시장으로 눈길을 돌리자 넘쳐 나는 자금을 주체할 수 없었던 금융권이 야쿠자들을 고객으로 확보한 것이다.

불법 도박과 매춘, 마약거래 등으로 지하에서 활동하던 야쿠자들도 합법적인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 금융권에서 자금을 대거 빌렸다.

야쿠자 3대 파벌 중 하나인 이나가와카이(稻川會)파의 두목 이시이 스스무(石井進)는 1991년 사망 직전까지 10년간 노무라 증권, 니코 증권 및 그 12개 계열 금융회사로부터 최소 384억 엔(약3억 달러)의 자금을 대출 받았다.

현재 7만 8,000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는 야쿠자들은 건설, 오락, 수송 등 전통적인 업종 뿐만 아니라 화학회사, 병원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종에 진출해 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거품경제가 붕괴하면서 야쿠자들이 투자해온 부동산등 실물자산 가격이 폭락, 대출금 회수가 어려워졌다. 야쿠자들은 돈을 갚지 않고 버티며 금융권 관계자들을 협박하기 시작했으며 부패 정치인들이 비호했다.

이 때문에 재산 차압 등의 집행도 장기간 지연되기 일쑤였다. 1997년 이후 부정 및 악성채무를 조사하던7명의 고위 관료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야쿠자 자금 문제는 일본에만 그치지 않는다. 전직 미 수사기관 직원들은 야쿠자가 일본에서 터득한 수법을 미국에까지 확산시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야쿠자가 미 금융 시장에 투입한 자금만도 5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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