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에 대한 반항 혹은 동경?유명 브랜드를 모방해 만든 ‘짝퉁’(가짜 명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짝퉁제품이 2000년 서울 동ㆍ남대문 시장에서1, 2위를 차지했던 국내 브랜드 ‘오브제’와 ‘롤롤’ 의 판매고를 올라섰다는 보고이다.
최근 성신여대 의류학과에서 여대생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54%가 짝퉁을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을 정도.
지난해 인천세관에서 밀수출(입)하다 적발된 가짜 해외유명상품 규모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짝퉁 시장으로는 서울 동대문, 이화여대 앞, 이태원 등을 꼽을 수 있다.
‘짝퉁광’이라는 주부 이모(27) 씨는 “어디에가야 좋은 품질의 짝퉁을 구입할 수 있는 지는 귀동냥과 많이 돌아다녀보는 방법 밖에는 없다”며 “짝퉁을 파는 가게도 늘 단속에 대비해 보따리를 쌀 채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짝퉁 시장이 발달하면서 짝퉁끼리도 정교함에 따라 등급과 가격이 나뉘어지는 추세다.
프라다 선글라스 짝퉁 20만원, 페라가모 구두 짝퉁 16만원 등 복제 수준이 뛰어난 A급 짝퉁은 정품의 절반 값에 육박한다.
가방, 구두 짝퉁은 일반적으로 값이 6만원 대로 진품의 10~30% 수준인 것에 비해 배가 비싼 셈이다.
짝퉁 시장의 급성장으로 단속도 한층 강화됐다. 한국외국기업협회는 ‘외국기업 지식재산권 보호센터’를 개설, 올해부터 본격적인 짝퉁 단속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른 바 ‘명품시장의 뒷면’으로 불리는짝퉁 시장의 경기는 명품에 대한 비정상적인 선호가 지속되는 한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롯데백화점이 1월 중 샤넬 보석매장, 하반기에 루이뷔통 전문점 오픈을 준비 중인 것을 비롯, 각 백화점들이 명품매장 확대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상태.
롯데백화점 본점만 해도 지난해 12월 명품브랜드 전체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0% 가량 증가했다.
결국 명품과 짝퉁 시장의 매출은 나란히 상승 곡선을 향해 달릴 것 같다.
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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