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바람을 타고 한방진료가 새로운 문화상품이자 관광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최근 국내 유명 한방 병원들은 한의학과 관광을 결합한 다양한 ‘헬스 투어’(HealthTour) 상품을 개발하고, 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
경희대 한방병원측은 “지난해 이미 치료 혹은 관광을 위해 미국, 일본, 독일,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몽골 등에서 온 외국인이 400여 명을 넘었다”면서 “월드컵 기간 중 내원하는 단체 외국인을 위해, 한방병원을 홍보하는 영어, 일본어판 비디오와 홍보물을 다시 제작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의학의 메카임을 자부하는 경희대 한방병원은 이미 병원내 진료과 간판을 영어, 한글, 한자 3개 언어로 교체했으며, 인터넷 사이트를 개발하고, 우리만의 독특한 사상체질진단용 설문지를 영어, 일본어 버전으로 제작했다.
또 소개용 팸플릿을 발간하는 등 한의학의 우수성을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계기로 삼고 준비 중이다.
서울 자생한방병원에서는 우리의 전통 한의학을 소개하는 20분짜리 비디오를 제작, 에어프랑스 기내에서 방영하고 있으며, 서울 꽃마을한방병원에서는 한의사협회 산하 국제한방교류재단과 연계해 해외에 한방헬스투어 프로그램을 관광상품으로 적극 홍보하고 있다.
지난해 자생한방병원에는 니우에(남태평양 쿡 제도)의 혼 사니 라카타니 수상을 비롯해 러시아 레닌그라드 마리나 포키나 국영방송 사장, 베트남 보건부팜훙쿵 국장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이 방문했으며, 꽃마을 한방병원에는 16일부터 5명의 미국 플로리다주 국립동양의학대(National College of OrientalMedicine)에 재학중인 한의과 대학원생이 다양한 한방 치료법을 둘러보며 체험 학습할 예정이다.
경주한방병원에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모 그룹회장이 부인의 만성두통 치료차 수행원 27명을 데리고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해 호기심 많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의학 맛보기 수준에 머물렀던 헬스투어 프로그램은 치료냐, 관광 목적이냐에 따라 각종 테마상품으로 세분화되는 등 나름대로 관광상품의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경희대한방병원에서는 양한방 협진을 통한 7일 간의관절치료 집중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자생한방병원에서는 1일 코스, 1주 통원치료 코스, 장단기 입원 코스 등으로 패키지 프로그램을 세분화해 추나, 봉침, 약침, 테이핑 요법 등을 선보이고 있다.
꽃마을 한방병원에서는 2시간에서 3박 4일까지 다양한 코스를 선택해, 외국인들이 황토방 입원실에서 체질감정, 침 시술, 한방 진료, 요가치료, 향기요법 등을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한방헬스투어는 정부 차원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보건복지부 출연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는 지난해 1차로 경희대 부속 한방병원, 경주한방병원, 자생한방병원, 꽃마을 한방병원 등 4곳을 보건관광 사업체로 지정한데 이어, 최근 동서한방병원, 경산대부속포항한방병원 등 10곳을 추가로 선정했다.
현재 대한한의사협회의 용역사업으로 한방헬스투어 발전방안을 수립 중인 보건산업진흥원 윤상헌 연구원은“한방헬스투어는 적극적인 마케팅만 뒷받침된다면 그 어느 분야보다도 고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월드컵 특수 분야”라면서 “2003년 120억 달러로 예상되는 관광 수입 가운데 10%정도는 보건관광산업이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미 외국에서는 헬스투어를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산업으로 인식해 국가차원에서 육성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고의 양방 의학기술을 통한 각종 암 등 난치병 환자 유치, 일본에서는 온천 마사지 요법, 프랑스에서는 치료와 요양을 겸한 헬스 리조트 상품, 이스라엘에서는 해수요법과 사해 머드(진흙)욕, 쿠바에서는 선진국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저렴한 비용의 대체의학 헬스투어를 개발해 막대한 의료 및 관광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부산 지역 일부 성형외과와 피부과에서 미용시술을 중심으로 헬스투어가 이루어져 왔으나, 국가 차원의 보건산업으로 활성화한 적은 없었다.
보건산업진흥원 김성조 팀장은 “헬스투어가 보신관광이 아닌 보건관광산업으로 성장하려면 양질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해외홍보마케팅도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며, 국가차원의 정책, 제도적 지원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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