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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론사 로비' 파문 눈덩이…부시 참모이어 내각까지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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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론사 로비' 파문 눈덩이…부시 참모이어 내각까지 불똥

입력
2002.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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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체니 부통령과 백악관 일부 참모에 이어 현직 각료들의 연루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엔론(Enron)사의 정치권 로비 파문이 조지 W 부시 정부 전반의 스캔들로 확산돼가고 있다.애리 플레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10일 “케네스레이 엔론사 회장이 지난해 10월과 11월 폴 오닐 재무부 장관과 돈 에번스 상무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파산 가능성을 시사하고 금융지원 문제를 협의해 왔다”고 시인했다.

그는 “그러나이들은 정부의 개입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이 문제를 부시 대통령과 상의하지도 않았다”고 말해 부시 대통령의 연루 가능성을 차단했다.

부시 대통령도 이에 앞서 철저수사 의지를 다짐하면서 기업의 정보공시제도를 보완하도록 관계기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엔론 파산 관련부처인 재무ㆍ상무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은 석연치 않다면서 대 정부 로비를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이어 ABC 방송 등은 존 애쉬크로프트 법무부 장관이 상원의원 시절엔론사로 부터 2만5,000달러의 개인헌금을 포함해 5만7,499달러의 정치자금을 받는 등 유착관계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이 같은 상황에서 법무부가 공정한 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 지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성명을 내고 “관련법률과 진상을 검토한 결과 애쉬크로프트 장관은 엔론 비리의혹의 어떤 부분에 대해서도 무관함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그러나 “애쉬크로프트 장관은 수사의 어떤 단계에도 관여하지 않고 있으며 레리 톰슨 차관이 이번수사를 지휘하고 있다”고 밝혀 법무부 장관이 수사 지휘선상에서 배제됐음을 확인했다.

이와함께 엔론 회계감사 회사인 아더 앤더슨 LLP사는 “최근수개월간 엔론사와 관련된 전자파일과 기타 서류들이 파기됐다”고 발표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문서파기는 심각한 불법행위이며 이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원 정부개혁위의 헨리 왝스먼(민주ㆍ캘리포니아) 의원은 “행정부각료들과 백악관 참모들이 개입된 것은 거대한 폭풍으로 비화할 전조나 다름없다”며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엔론 스캔들' Q&A

문: 엔론 스캔들의 핵심은.

답: 경제와 정치 양면이 있다. 우선 장부 외 거래를 통한 사기, 정보은닉과 투자자 기만 등 파산 과정이 연방검찰의 수사 대상이다. 파산 직전 임원들이 10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매각, 손실을 방지했던 데 비해 직원들은 고스란히 주식을 날리게 된 과정이 의혹이다.

퇴직 적립 기금 운용, 임원의 주식 처분 과정, 회계감독 등도 노동부와 증권거래위(SEC)의 조사를 받고 있다.

반면 의회와 언론은 조지 W 부시 정부, 특히 핵심 인물들과 밀접한 엔론사가 정치권에 로비를 벌인 혐의, 부시 정부의 에너지 정책 수립과정에 대한 영향 정도, 현직 각료와 백악관 참모들이 파산에 연루됐는 지 여부를 추궁하고 있다.

문: 엔론사의 정치 헌금은 위법인가.

답: 주로 기부금 한도가 없는 소프트머니(Soft Money)여서 정치자금법상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엔론이 열악한 재무구조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대선 자금을 제공한데에는 대가성이 있다는 의혹이다. 공화당은 엔론사가 파산으로 치닫던 지난해 11월 10만 달러짜리 수표를 급히 엔론사에 돌려주기도 했다.

문: 엔론 파산의 이유는.

답: 1985년 설립된 엔론사는 짧은 기간에 급성장했다. 하지만 이면에서 5억 달러에 이르는 장부외 부채를 속였고 97년부터 순이익 규모를 6억 달러 가까이 과다 계상하는 등 부실 경영이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 해 하반기 대규모 손실을 공개하면서 12억 달러 규모의 주식 감자 방침을 발표한 뒤 주가 급락이 뒤따랐고, 경쟁사인 다이너지사가 인수 방침을 철회하면서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문: 파산으로 누가 피해를 봤나.

답: 엔론의 2만 여 종업원들은 회사가 퇴직금 계좌가 새로운 계정으로 바뀔 것이라며 자사주 매각을 금지하는 바람에 막대한 재산 손실을 봤다.

연초에 우량주로 전망되던 엔론 주식을 사들였던 투자자들도 분식회계의 피해자다.이들은 엔론 임원 및 회계 감사회사에 대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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