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예술, 과학의 수학적 원형눈의 결정, 수정의 결정과 벌집 모양은 모두 육각형이다.
식물의 잎 돋는 자리를 연결한 선, 앵무조개의 껍질 무늬, 태풍의 소용돌이는 나선형 구조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행성의 모양과 궤도, 딸기, 둥지, 동그란 눈, 시간의 순환 등은 원의 패턴을 보여준다.
신이 우주 창조에 사용한 기본 패턴, 그 기하학적 암호를 읽으려는 노력은 고대부터 있어왔다.
자연의 숨겨진 질서를 수학적 원리로 파악하고, 거기서 세계의 조화를 발견하며, 더 나아가 삶과 예술에 적용해 왔다.
수학 교육자이자 작가, 컴퓨터 컨설턴트인 마이클 슈나이더의 책 ‘자연, 예술, 과학의 수학적 원리’는 수로 연결된 기하학적 디자인의 일관된 언어가 미립자의 세계부터 은하계까지, 오이부터 대성당의 설계에 이르기까지, 우주의 모든 차원을 관통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그는 자연뿐 아니라 건축이나 회화 등 예술작품과 종교적 상징, 현대 기업의 로고에서도 우주의 기하학을 발견한다.
더 나아가 “우주를 만드는 패턴을 직접 작도해 보라”고 권한다.
“우주에 살고 있는 법적 주민으로서 우리는 세계의 청사진을 살펴볼 권리가 있다”고 격려하면서.
우주를 작도하다니,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그건 창조주의 노하우가 아닌가. 원서의 큰 제목은 아예 ‘초보자를 위한 우주설계 안내’로 되어 있다.
‘…수학적 원형’은 부제다.
독자는 신의 우주 설계도를 보는 듯한 놀라움과 기쁨을 이 책에서 만나게 된다.
지은이는 뒤죽박죽 복잡해 보이는 세상이 실은 기하학적 질서의 고요한 아름다움을 지녔음을 깨닫게 한다.
골치 아픈 수학은 비치지도 않으면서, 흥미로운 서술로 지적 탐구욕을 자극한다.
컴퍼스를 갖고 우주를 작도하는 신. 윌리엄 블레이크(1757~1827)작 ‘Ancient of Days‘.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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