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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시리즈 '고전의 세계'낸 책세상 주간 김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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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시리즈 '고전의 세계'낸 책세상 주간 김광식

입력
2002.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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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과 대중사이 다리 놓는다"국내 30~40대 소장 학자들의 도발적인 지적 문제의식을 담은 문고판 저작 시리즈 ‘책세상 문고ㆍ우리 시대’로 한국 출판계 미답의 영역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는 출판사 책세상이 새로운 문고판 시리즈를 낸다.

‘책세상 문고ㆍ고전의 세계’라 이름붙은 새문고판 시리즈는 동ㆍ서양의 고전을 새롭게 해석하고 평가해 대중에게 전달하려는 값진 시도로 보인다.

일차분으로 칸트의 ‘순수이성 비판 서문’과 로자 룩셈부르크의 ‘사회 개혁이냐 혁명이냐’ 등 5권을 낸 김광식(44) 책세상 주간을 만나보았다.

-새 문고의 기획 의도는.

“간단히 말하면 고전과 독자대중 사이에 징검다리를 놓는 작업이다. 칸트의 ‘순수 이성 비판’을 들어본 이들은 많겠지만 우리 국민 중에 이 책을읽는 사람은 1%도 안 된다. 나도 철학을 전공했지만 읽다가 포기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친숙하게 가자는 것이다. ‘순수 이성 비판’ 서문에는 철학사상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 일컬어지는 이른바 ‘칸트 프로젝트’의 핵심이 담겨 있다. ‘순수 이성 비판’ 전작은 못 읽더라도 이번 문고로 실린 서문을 읽으면 그의 사상을 알 수는 있다는 것이다. 새 문고는 고전이 주는 고답적인 분위기는 덜어내되 그 가치와 무게는 물론 흥미와 진지함을 잃지 않는 고전의 또 다른 얼굴을 새롭게 모색하려는 시도이다.”

-그것은 어떤 방식으로 가능한가.

“몇몇 특수한 독자들을 제외하고는 일반 독자들은 거의 또는 전혀 읽을 수 없는 대작의 주요 부분을 발췌하는 방식, 핵심적인 사상을 드러내거나 그 사상에 대한 입문적 성격의 소책자, 역사를 움직인 세계사적 선언 또는 핵심적인 사상을 담은 문건, 간단한 서한의 형식을 빌려 사회개혁을 불러 일으킨 편지 등도 포함된다. 전공자의 번역, 해당 사상가에 대한 개인적ㆍ역사적 배경에 대한 역자의 충실한 해제를 실어 고전이 우리 시대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가를 전달할 것이다.”

-우리 출판 풍토에서 문고판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

“큰 책을 소화하지 못하는 계층은 교양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독서대중의 보편적 수준의 향상이 없이는 우리 사회의 발전적 변화는 불가능하다. 심지어 대학생조차독서 시간과 능력의 부족에 시달린다. 대졸자도 졸업 후 5~10년이면 보수교육이 필요하다. 책세상의 문고판 기획은 기본적으로 이런 20~30대 화이트컬러 계층에게 재교육의 기회를 주자는 의도가 크다.”

-기존 ‘우리 시대’ 시리즈의 반응은 어떤가.

“53권이 나왔는데 평균5,000부 정도가 팔렸다. 많이 팔린 책은 7만 부 이상 나갔다. 우리 출판 풍토에서 이는 대단한 성공이라고 본다. 그간 독서 대중이 ‘우리 시대’처럼 주장을 담은 저작이나 고전을 외면하게 된 데는 일차적으로 문화 생산과 유통을 담당하는 출판계에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그러한 경향에 편입하거나 방관, 비관만 해서는 우리 독서풍토는 늘 제자리일 것이다. 발상을 바꿔야 한다.”

-내친 김에 출판계의 문제점을 말한다면.

“출판사 오너의 발상, 유통 구조 등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근본적으로 기획ㆍ편집자들의 맨파워가 부족하다. 기획자는 백사이드에서 일하지만 책을 만들면서 필자와 독자를 리드할 수 있어야 한다. 인문학의 위기라는 것도 기본적으로 독자와 책 사이에 의사소통이 안 되는 왜곡된 독서경향 때문에 생긴 것 아닌가. 책세상의 문고판은 그 위기를 타개해 보려는 시도이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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