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증시가 예상을 뒤엎고 옵션만기일 효과로 급락했다. 종합지수는23.38포인트 내린 728.23을 기록, 연초 수준으로 돌아갔다. 외국인의 투기적 매매와 기관의 프로그램매도가 폭락의 주범. 옵션과 선물만기일에종종 감행하던 이들의 합법적인 ‘작전’이 순조로운 조정을 받던 시장에 찬물을 부은 셈이다.두 변수에서 자유로운 코스닥지수는 이틀째 소폭 오른 76.33으로 마감했다.외국인은 선물에서이틀째 투기적인 매매를 했다. 현물은 3일째 순매도했으나 규모를 장 중 500억원대에서 160억원대로 줄여 관망과 저가매수를 동시에 했다. 그러나선물은 전날 6,800 계약 순매수하며 지수를 급등시킨 뒤 이날은 반대로 거의 전량을 매도해 차익을 실현했다. 지수는 기술업종의 강세와 하이닉스매각 양해각서(MOU)체결 등 호재를 앞세워 반등을 시도했으나, 이 때마다 외국인의 선물매도가 발목을 잡았다.
하락의 가속페달을밟은 것은 숨어 있던 프로그램 매도물량. 프로그램 매도는 동시호가에 들어가기 2,261억원에서 이후 4,121억원으로 급증해 10분간 지수를13.32포인트나 더 하락시켰다. 이 매도물량은 대부분 비차익 거래에서 나와 전문가들의 전망을 무색케했다. 비차익 매물(2,564억원)은 지난해연말부터 급증한 인덱스 투자에서 나온 것으로 차익실현 매물로 나타났다. 최근 3일간 5,000억원대 순매수한 개인은 이날 매수폭을 무려 3,232억원으로늘리며 지수를 방어했지만 막판 프로그램매도로 빛이 바랬다.
그러나 거래소시장의거래량이 10억4,904만주로 지난해 9월17일(10억2,294만주)의 최고기록을 갱신해 11일 이후 증시는 반등이 예상된다. 피데스증권 정동희팀장은 “거래량 폭증은 시세분출의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또 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동시호가에서밀린 부분은 기계적인 매매에 의한 것이라 특별한 외부악재가 없다면 11일에 이를 만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급락이1월랠리의 끝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1월랠리가 10일을 전후해 마감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과 중기적인 시장흐름이 유사했던 1993년은 1월11일, 98년은1월9일 랠리를 그치고 약 2개월간의 조정에 들어갔다. 현대증권 리치센터 정문찬 부장은 “지수는 800고지 탈환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돼 아직 비관할때는 아니라고 본다”며 1월 중순 이후 조정을 예상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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