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화염병,붉은 머리띠, 노조원의 함성과 분노. CNN 등을 통해 외국인에게 널리 인식된 한국의 노사분규 모습이다.한국처럼 격렬한 노사분규는 선진국에서는 물론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외국인들의 평가다.
한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의 가장 큰 불만은 투쟁적인 노조와의 갈등이다. 어느 외국인사장은 수년간의 한국생활을 마치고 돌아가면서 한국이 만성적인 노사분규 문제를 해결하지못하면 외자유치도, 선진국 진입도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한다.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인식하고 노사관계를 대립과 갈등에서 참여와 협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잇다. 하지만 그 성과는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다.
노사분규 발생건수만 봐도 1991년 234건에서 2000년 250건으로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 노동자들의 쟁의방식이나 노사간의 갈등양상도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노사대립을 완화하고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선 인센티브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
노사관계에 대한 전통적 인식은 생산단계에서 파이의 양을 키우기 위해 공생공조하지만 분배단계에선 서로가 이윤을 최대한 챙기기 위해 경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센티브 제도는 노사의 일체감을 높이고 근로자의 동기유발을 이끌어 기업성과 향상에기여하는 ‘양합(陽合ㆍpositive-sum)게임’ 이어서 분배를 둘러싼 노사갈등을 약화시킬 수 있다.
인센티브제는 실적및 성과에 상응하게 보상을 지급하고, 종업원의 사기를 높이는 제도다.
외환위기 이후 주로 비용절감 차원에서 연봉제, 성과급 등을 도입하는 회사가늘고 있지만 노사협력과 근로자의 동기유발, 노사공동번영을 위해 인센티브제를 도입한 경우는 많지 않다.
이익분배제(profitsharing)와 성과배분제(gain sharing), 우리사주제도, 스톡옵션(stock option) 등 기업의 성과와 근로자의 보상을 연동하는집단 인센티브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기업이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통해 사원에게 분배할 몫을 극대화해야 한다.
또 투명한 회계와 정보공개로사원이 회사의 재무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하고 이익분배, 주식증여 등 약속된 성과배분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이점에서 선진기업에 한참 뒤져있다. 외형을 중시하는 바람에 수익성 위주의 경영과 종업원에 대한 투명한 기업정보 공개노력이 약하고 이익분배나 주식증여도 아직 드물다.정부도 세제측면에서 종합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
세계경제가 산업사회에서지식사회로 이행하면서 사람이 경쟁의 핵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노사가 합심해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성과를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선진기업에서는보편화된 지 오래다.
노사관계의 획기적 개선이 없이는 외자유치도 어렵다는 것이 외국 투자가들의 지적이다. ‘노사불이(勞使不二)’ 정신의 확산과기업경쟁력 향상을 위해선 집단 인센티브 제의 도입이 시급하다.
김완순 외국인투자 옴부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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