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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처장 '尹씨 후견인役'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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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처장 '尹씨 후견인役'의혹

입력
2002.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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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식씨가 박준영 국정홍보처장을 수 차례 만나고 김정길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도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당시 청와대 비서실이 패스21을 조직적으로 비호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먼저 당시 청와대 공보수석이던 박 처장과 김 전 수석이 윤씨를 접촉하게 된 경위와관련, 패스21 감사인 김현규 전 의원이 연결창구로 지목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1999년부터 서청원ㆍ박관용 의원과 이종찬 전 국정원장 등 정치인들을 패스21 기술시연회에 초청하고 청와대도 수시로 방문하는 등 윤씨의 정ㆍ관계 로비역으로 활동해 왔다.

따라서 정치권의 ‘마당발’인김 전 의원이 김 전 수석과 박 처장을 만나 패스21에 대한 기술인증과 정부지원을 청탁하고 윤씨도 소개했을 가능성이높다.

윤씨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 고위인사를 찾아가 정부지원을 부탁하고 남궁석 당시 정보통신부 장관을 소개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씨의 또다른 로비 창구로 알려진 김영렬 모 경제신문 사장이나 ‘제3의 인물’이윤씨와 박 처장을 연결했을 가능성도 있다.

박 처장과 김 전 수석이 정부 주요기관에 패스21을 소개해 주는 등 윤씨의 후견인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윤씨는 “박 처장이 많이 도와주려해 고마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밝혀 박 처장이 패스21을 위해 상당한 역할을 했음을 내비쳤다.

실제로 윤씨는 박 처장에게 “패스21이 복지부의 전자보험카드(스마트 카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 복지부 관계자를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처장은 윤씨에게 자신이 아는 대학 졸업생의 취직을 부탁할 정도로 윤씨와 가깝게 지내왔다. 따라서 윤씨와 상당한 친분관계로 얽힌 박 처장이 다방면에서 배후 지원 사격을 했을 공산이 크다.

또 청와대로부터 패스21에 대한 기술인증과 지원을 부탁받은 남궁 전 장관이 부담감을 느낄 정도로 김 전 수석의 청탁 공세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란 관측이다.

검찰은 “이들이 주식이나 금품로비를 받았다는 정황은 아직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윤씨와의 접촉 경위와관계기관 청탁 및 주식로비 여부 등에 대해 확인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밝혀 윤씨의 진술 및 자금추적 여하에 따라서는 소환 조사와 사법처리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檢'몸통 앞으로'

박준영 국정홍보처장과 김정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윤태식게이트’ 연루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검찰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설(說)로만 나돌던 청와대 핵심인사의 개입사실이 일부 확인된 만큼 검찰도 '몸통’수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검찰도 당장 이들의 소환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상태다. 박 처장의 경우윤씨를 여러 차례 만난 사실을 시인했으나 아직까지 주식이나 현금을 받는 등 범죄를 저지른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 윤씨에게 주변인물의 취직을 청탁한 부분도 반대급부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로비 대가로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김 전 수석도 “김현규 전 의원의 소개로 윤씨를 만났을 뿐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며 남궁석 전 정통부 장관에게 윤씨를 소개시켜줬다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도 “윤씨를 만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식ㆍ현금 로비를 받았느냐는 것이 수사의 핵심”이라며 “범죄혐의가 없는데 무작정 소환하는 것은 해명성 수사에 불과하다”고 소환에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검찰이 소환도 않고 이들에게 ‘면죄부’를 부여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깃털’수사에만 주력한다는 오해를 받는 처지에서 ‘몸통급’두명을 어물쩍 넘길 경우 쏟아질 비난을 감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검찰은 일단 10일 소환예정인 김 전 의원에게서 실마리를 찾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김 전 의원은 모 경제지 김영렬 사장과 더불어 윤씨 로비의 ‘더블 포스트’로 지목돼 온 인물이다.

그는 또 10여명의 정치권 인사들을 윤씨의 기술시연회에 동원할 정도로 아직 정치권에 많은 지인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런 정황을 들어 김 전 의원을 김 전 수석과 박 처장에게 윤씨를 소개한 장본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종합하면 김 전 의원은‘윤 게이트’를 열 수 있는 핵심 열쇠인 셈이다.

검찰이 “김 전 의원은 피의자와 참고인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결국 두 ‘거물’의 소환시기는 검찰이 김 전 의원의 입을 얼마나 빨리 여느냐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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