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과열 현상을 보이던 강남지역 아파트시장이 정부의 강도높은 안정대책에 급랭 조짐을 보이고 있다.중개업소들은 서슬퍼런 세무당국의 칼날을 피해 아예 문까지 걸어 잠그고 동면에 들어간 상태. 뜸하게 이루어지던 거래마저 세무조사와 과중한 세금이 무서워 팔려는 사람도, 사려는 사람도 종적을 감춰버리면서 올스톱됐다.
전문가들은 강남지역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확인된 만큼 추가 급등을 노리고 강남지역에 몰렸던 가수요는 상당부분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장기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고있다.
국세청의 대대적인 세무조사가 발표되던 9일 대표적인 재건축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미도아파트 상가 근처의 한 중개업소에는 ‘국민에게 고합니다’라는 제목의 장문의 반성문이 나붙었다.
이 일대 중개업자들은 반성문을 통해 “일부 지역의 과열폭등으로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대다수 국민들에게 허탈감만 안겼다”며“정상을 되찾을 때까지 휴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실제로 은마ㆍ미도아파트 등 대치동 일대 중개업소 중 3분의 2가량이 안내문을 내걸고 휴업에 들어갔다.
정부의 강력한 세무조사로 부동산거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
그마나 문을연 중개업소에는 사태 추이가 물어보는 문의전화나 정부의 고강도 대책에 불만을 표시하는 항의전화만 드문드문 이어지고 있다.
재건축단지 중의 하나인 청담동 월드컵 공인중개 관계자는 “어차피 지난해 말부터 호가만 뛰었을 뿐, 거래가 드물었는데,이번 발표로 완전히 거래가 끊겨 중개수수료 수입도 못 올리게 됐다”며 하소연했다.
거래중단으로 1,2월 이사철을 앞두고 집을 옮겨야 하는 실수요자들도 적지않은 혼란을 겪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집값 안정대책 발표에 이어 세무조사라는 구체적인 조치가 뒤따른 만큼 강남지역의 투기열기를 상당부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위원은 “강남지역의 집값 급등은 교육적인 수요나 재건축에 따른 일시적인 수급불균형에 편승한 가수요 때문에 발생한 만큼 세금과 재건축 규제라는 정책수단을 동원할 경우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효과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내집 마련 정보사 김영진 대표는 “아무리 대책이 나오더라도 부동산 시장에 돈이 많이 풀려 있는데다 올해말까지 주택수급 부족이 계속돼 빚어지는 집값 상승 추세를 꺾기는 어렵다“면서 “특히 강남 유입세력은 자녀 교육에 초점을 맞춰 어떻게든 들어오려고 하기 때문에 수급 불균형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황종덕기자
lastrad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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