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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보부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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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보부아르

입력
2002.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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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 1월9일 프랑스의 소설가 시몬 드 보부아르가 파리에서 태어났다.1986년 몰(歿). 보부아르라는이름은 흔히 사르트르라는 이름과 묶여 거론된다.

그들은 1929년 철학 교수 자격시험에 수석(사르트르)과 차석으로 나란히 합격했고, 고등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쳤고, 박사 학위를 포기하고 재야의 문필가로 남았고, 1945년에 참여적 철학ㆍ정치 저널 ‘현대’를 함께 창간했고, 동거와 별거를 반복했고,파리 몽파르나스 묘지에 함께 묻혔다.

철학교수 자격시험의 시험관이 내린 판단은 옳았다. 적어도 철학에서는 사르트르가 언제나 일등이었고, 보부아르는 늘 그 뒤였다.

보부아르가 철학 텍스트로 분류될 만한 글을 전혀 쓰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오늘날 그녀는 철학자로서보다는 ‘타인의 피’ ‘레망다랭’(1954년 공쿠르상 수상작) 등을 쓴 소설가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2의 성(性)’을 쓴 에세이이스트로 기억된다.

그러나 철학자의 임무는 세계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시키는 것이라는 마르크스의 말이 옳다면, 그 두 사람 가운데 진짜 철학자는 보부아르였다.

그녀의 ‘제2의 성’은 ‘존재와 무’에서 ‘변증법적 이성비판’에 이르는 사르트르의 모든 난삽한 철학 논저를 합한 것보다 훨씬 더 세계의 변화에 이바지했기 때문이다.

사람은 여자로 태어나는것이 아니라 여자가 되는 것이다, 즉 여성에게 부여되는 제약은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법과 풍속의 결과다라는 주장을 실존철학과 사회사적 접근을 통해 개진한 ‘제2의 성’은 1949년 출간되자마자 프랑스의 일부 언론으로부터 포르노그라피라는 비난을 받으며 교황청의 금서 목록에 올랐지만, 미국 독자들로부터크게 호평을 받은 뒤 프랑스에서 재조명돼 오늘날에는 현대적 여성운동의 기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고종석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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