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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탈출…열대밀림으로 '말레이시아 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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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탈출…열대밀림으로 '말레이시아 사바'

입력
2002.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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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여니 잔잔한 파도가 부르고, 문밖에 서니 영혼의 산이 손짓하네.’보르네오섬의 북동부지역 사바. 말레이시아 원시림의 ‘보물창고’다.

서쪽은 남중국해, 동쪽은 술루해와 셀레베스해에 닿아 해변 또한 장관이다.

남쪽으로 내려가면 이웃주 사라왁 및 이웃 나라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를 만난다. 해안을 따라, 삼림을 따라 32개 부족의 원주민과 중국, 인도계 등 이민족이 어우러져참으로 다양한 얼굴로 살아간다.

태풍의 시발점 바로 아래에 있어 바람을 뿌려댈 뿐 스스로는 피해가 거의 없는 ‘바람 아래의 땅’이다.

▼코타키나발루 속으로

사바의 관문 코타키나발루는 인구 30만의 그림 같은 소도시다. 보르네오의 중요한 교통 요충지인 이곳 상권은 이민족인 중국계가 장악하고 있다.

카다잔, 바자우족 등 원주민들은소박하다. 현지 한국인 가이드 그레이스 최씨는 “사바인들은 아등바등 살지 않고 내세를 생각하며 땅을 일군다”고 말한다.

도심에서 15분 정도걸어 올라가면 시가 전역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 언덕이 있다.

무룻, 룽구스족의 롱하우스(길다랗게 지어진 공동거주지)와 닮은 주립 박물관은 정취가 특이하다. 주립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거쳐 해안의 워터 빌리지(토착부족 수상촌)에 가 본다.

썩지 않는 나무로 물속에 기둥을 세우고 수면10여m위에 지은 집들이 미로처럼 얽혀 있다.

코타키나발루의 일몰. 해안을 따라 걷노라면 바다는 주황물결이 돼 도시 뒤에 봉긋이 솟아 있는 키나발루산과 교감하며 태양을 떨군다.

어둑해지면 야시장 ‘파사르 말람’에나가 두리안, 파파야 등 열대 과일에 한국 꼬치구이와 비슷한 사테이를 곁들여 맛보면 운치있다.

▼북보르네오 기차여행

코타키나발루 외곽탄중아루에서 134㎞ 떨어진 테놈까지 이어진 협궤열차.

5~6량의 객차를 달아맨 증기기관차는 서남쪽으로 한참이나 내려온 뒤 삼림 속으로 빠져든다.

가장 짧은 코스는 테놈까지 가지 않고 중간 정차역 파파르까지만 갔다 돌아오는 왕복 66㎞ 구간이다 (3시간 30분 소요).

오전 10시 기차가 탄중아루를 떠나자 바다와 차도 그리고 철로가 어깨를 나란히 한다.

기차는 느릿느릿 달린다. 창밖 주민들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손을 흔든다. 숲 속 집문 밖으로 뛰어나와 발을 구르는 아이도 있다.

기차는 푸탄을 지나 키나룻에 잠시 멈춘다. 부근엔 여러 종교가 뒤섞인 듯 분위기가 묘한 불교 사원이 있다.

한 유럽인 여행객은 “예수도 모시고 있다”며 신기해 한다. 기차는 다시 카왕을 거쳐 ‘사바의 쌀 단지’ 파파르로 빨려들어 간다.

파파르 재래시장에 들러 1㎝밖에 안 되는 작은 고추 칠리를 먹어본다. 매운 맛에 표정이 멈춰버린다. 요금은 어른 160링깃 (5만 원 정도).

▼영혼의 산 키나발루

코타키나발루에서 버스로 한참을 달리자 동남아 최고의 명산 키나발루(해발 4,101m)의 위용이 다가선다.

1,558m 지점에 위치한 관리소까지 2시간 정도 걸린다. 정상등정 후 하산까지 2박 3일은 잡아야 한다.

6곳의 대피소를 거쳐 3,353m 지점에 있는 라반 라타 숙소에서 잠을 청한 뒤 동트기 전 정상으로 발길을 서두른다.

산봉우리는 십중팔구 구름을 이고 있어 더 신비롭다. 갑자기 풀어진 구름 사이로 봉우리가 드러나자 일행이 “와”하고 탄성을 지른다.

하지만 또다시 굽이치는 구름 뒤로 순식간에 얼굴을 감춘다. 산을 떠난 조금 뒤 다시 산을 보니 기슭으로 내리꽂히는 폭포가 생명수를 뿜는 것 같다.

산비탈에는 카다잔, 두순족이 산다. 카다잔족 웬달씨는 “이 산은 아키 나불라(영혼의 안식처)”라며 남편을 기다리다 바위산이 됐다는 망부석 전설도 들려준다.

키나발루는 키가 크는 산이다. 지각운동으로 매년 5㎜씩 자란다고 한다. 또한 저지에서 고지까지 온통 열대 생태계의 진열장이다.

꽃잎 한 장이 사람 키보다 더 큰 래플레시아, 바늘만한 난초 ‘니들 헤드 오키드’도 볼 수 있다.

■시바여행 길라잡이

말레이시아항공이 인천공항에서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 35분 코타키나발루로 출발한다(5시간 소요). 시차는 한국보다 1시간 느리다.

화폐 단위는 링깃(RM). 미화 1달러는 3.7링깃. 2월까지는 우기로 비옷을 준비하면 좋다. 섭씨 25도 내외. 코타키나발루에는 문을 열면 넘실대는 파도를 볼 수 있는 넥서스(www.borneo-resort.com),샹그릴라 탄중아루(www.shangri-la.com),수트라 하버(www.suteraharbour.com)등 빼어난 리조트와 호텔이 있다. 골프장도 갖추고 있다. 문의 말레이시아관광청 서울사무소무소(www.mtbp.co.krㆍ02-779-4422).

/코타키나발루(말레이지아)=유병주기자 bjyoo@hk.co.kr

■열대리조트 100배 즐기기

열대 지역의 리조트는 대부분 그 안에서 숙식은 물론 오락까지 모든 것을 해결하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특히 외부와의 교통이 편치 않은 섬 리조트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준비가 없으면 자칫 무료해지거나 짜증이 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떠나기 전에 여행의 목적을 정하는 것. ‘휴식’이냐 아니면 ‘신나는 모험’이냐를 분명히 해야 한다.

휴식을 원한다면 필수 준비물은 책. 아무 일도 않고 해변에 누워 있는 것도 반나절이면 충분하다. 이럴 때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은 휴식과 재미를 함께 제공한다.

달랑 한 권만이 아니고 일정에 맞춰 하루 한 권 정도로 준비하면 좋다. 만약 리조트에 한국인 직원이 있다면 돌아올 때 선물해도 좋다. 가장 눈물나는 선물이다.

모험을 하고 싶다면 프로그램을 꼼꼼하게 짜야 한다. 열대 리조트의 모험 프로그램은 대부분 해양레포츠.

장소에 따라 열대림 사파리, 원시계곡 래프팅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리조트의 정보를 미리 챙겨 어떤 프로그램이있고 가격은 얼마인지를 미리 알아 시간표를 짜 두는 것이 좋다.

모험여행에서 언제나 아쉬운 것은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난다는 것. 시간을 아끼는 방법은 충실한 시간표 짜기이다.

저녁이면 민속공연을 하는 리조트가 많다. 방에만 있을 것이 아니라 이국의 리듬과 춤을 보는 것은 여행의 분위기를 한결 느낄 수 있다.

겨울에서 여름으로 떠나는 여행에서는 잊기 쉬운 필수품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모기약.

모기를 쫓는 모기약과 물린 후 바르는 것 등 두 가지를 모두 준비하는 것이 좋다. 즐거워야 할 여행 내내 긁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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