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외국인 관광특구 지정, 상암신도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단지 조성. 뚝섬 문화관광타운 조성….서울시가 2기 지방자치단체장 취임과 함께 추진해 왔거나 추진을 공언한 대형 사업들이다. 하지만 임기를 5개월여 남기고 일부 사업들은 이미 무산됐고 나머지 사업들도 성공 가능성이 회의적이다. 외자유치를 전제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외자도입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사업계획만 세우면 외자가 들어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으로 사업을 추진, 시민에게 기대감만 안겨주고 끝나가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마포구 상암신도시내의 디지털미디어시티(DMC) 건설. DMC는 서울시가 동북아시아의 거점도시로 발돋음하기 위해 교두보로 생각하는 야심찬 전략사업.
상암신도시의 핵심부지 17만여평에 게임이나 영화, 오락, 방송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형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단지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DMC사업 구상이 발표된지 2년 가까이 흘렀지만 장밋빛 청사진은 빛이 바래가고 있다. 고 건(高 建) 서울시장이 미국과 영국을 찾아 투자세일즈에 나서고, 글로벌기업의 최고경영자 등으로 서울국제경제자문단(SIBAC)을 만들어 외국기업의 참여를 기다렸지만 유치 실적은 아직 미미하다.
핵심 유치대상이었던 미국의 델 컴퓨터사는 이미 고개를 흔들었고 입주가 확실하다던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미디어랩 이스트’는 여전히 미적거리고 있다.
투자의향서를 낸 해외기업도 영국의 3i사와 싱가포르의 케펠 랜드, 로직차이나인베스트먼트앤 트레이딩사 등 3곳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DMC측은 느긋하다. 관계자는 “지금까지 작년 2월의 마스터플랜에 따라 세부 실행 계획을 준비하는 중”이라며 “오는 4월 토지공급이 시작되면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업은 더욱 기대이하. 서울시는 여의도의 중소기업전시관 부지 5,000여평에 45층짜리 대형특급호텔과 쇼핑센터 등을 건립하고 용산구 한남동 옛 면허시험장 부지엔 외국인을 위한 150실 규모의 콘도형 호텔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작년 입찰에서 모두 유찰됐다. 용산 부도심개발과 뚝섬 관광타운 조성은 여러 차례 계획이 바뀌다가 최근에야 확정됐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빌딩의 매물 증가등 달라진 부동산 환경에 대한 검토도 없이 전시성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DMC사업등은 서울시의 한단계 도약을 위해 반드시 이뤄내야 할 사업이다. 그러나 DMC의 가시적인 성과를 시민에게 보여주기 위해 서두르다가 ‘부실’이라는 꼬리표가 붙어다니면 안된다.
고 시장은 차기 시장에 의해 ‘전면 백지화’ 혹은 ‘전면 재검토’ 라는 발상이 나오지 않도록 계획에 생명을 불어넣어야 한다. 그리곤 투자유치를 위한 정지작업에 나서야 한다.
이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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