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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형 연예기획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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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형 연예기획사의 힘?

입력
2002.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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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400여 명의 H.O.T 팬들이 시위를 했다.이들은 "음악을 들을 권리를 달라" 며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SM엔터테인먼트 건물 앞에 모였다.

주장은 이렇다. "H.O.T의 세 멤버였던 장우혁 토니안 이재원이 소속사인 SM을 떠나 결성한 JTL 음반이 발매된 지 2주가 넘었는데 방송에서 노래를 들을 수 없다. 6일 SBS TV '생방송 인기가요'에 예정됐던 JTL의 뮤직비디오 방영도 갑자기 취소되었다."

이들은 어떤 '힘'이 JTL의 방송활동을 가로막고 있다고 단정했다.

SBS가 JTL의 뮤직비디오 방영을 취소한 이유는 무엇일까?

장동욱 SBS 예능국장은 "다른 방송사에서 먼저 틀면 우리도 방영하기로 했다. 19일부터 강타 문희준 전진 등 SM 소속가수들이 MC를 맡는 프로그램이 방송되기 때문에 협조관계를 유지할 필요도 있다. 굳이 그 쪽을 자극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팬들은 왜 H.O.T의 전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 앞을 시위장소로 택했을까. 방송사는 왜 가수의 출연 여부를 결정하는 데 특정 기획사의 눈치를 볼까.

SM측은 "단지 소문일 뿐이다. 팬들이 오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대형 연예기획사들은 가수들의 방송 출연거부로 상징되는 연예제작자협회 사태를 통해 한껏 커진 힘을 과시했다.

만일 특정 연예기획사가 소속 연예인을 담보로 다른 가수의 방송 활동을 방해한다면 그것은 명백한 업무방해이다.

방송사도 문제다. 가수와 연예기획사 위에서 군림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들의 힘에 휘둘린다면 더욱 더 큰 문제다.

스스로 편성권을 포기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시청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양은경 문화과학부 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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