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호 신드롬이 다시 한 번 가능할까.‘가을동화’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윤석호 PD가 연출을 맡은 ‘겨울연가’(KBS2)가 14일 첫 방송된다.
두 주인공 최지우와 배용준은 ‘첫사랑’이후 4년 만의 만남이다. 겨울 특유의 메마른 분위기 속에서 벌써 그들은 사랑의 열풍을 시작했다.
■배용준
“철없는 생각일지 몰라도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의미없게 느껴진다. 그 말을 아껴야할 것 같다.”
‘겨울연가’에 출연하는 배우에게서 뜻밖의 사랑론이 펼쳐졌다.
얼굴이 닮았고, 뭔가 비밀이 있다는 점에서 동질적인 두 남자 준상과 민형, 배용준(30)은 1인 2역이다.
“완벽해야한다는 생각을 버리니 편해졌다”고 말한다.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으려 하던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완벽을 추구하다 보면 도전을 하지 못할 것 같다. 이제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고 내가 이렇게 달라져가고 있음을 보여주려 한다.”
‘호텔리어’에 함께 출연했던 김승우의 조언이 배용준이 여유를 갖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첫사랑’이후 4년 만에 재회한 최지우와 격이 없다는 점도 그를 편하게 한다.
하지만 자신의 데뷔작 ‘사랑의 인사’를 연출한 윤 PD의 작품에 8년 만에 출연하다 보니 그에 대한 부담감도 없지 않다.
‘겨울연가’의 1,2부에서 고등학생으로서의 모습도 보여주어야 하는 배용준.
상당히 어색해 한다. 연출이나 사진 등 연기 이외의 분야에 관심을 드러내던 배용준은 연기에 더 몰두해야겠다고 한다.
“아직은 배우가 아니라 탤런트지만 앞으로는 영화에도 출연해 배우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인다.
그의 바람이 이뤄지려면 좀 더 과감히 자신을 부수어야 할 것 같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최지우
겨울 찬 바람이 분다. 문뜩 잊고지냈던 사춘기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고교(서울 중앙고)교정, 그 한쪽에 세월을 10년쯤 되돌린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교복차림의 최지우(27)가 있다.
“새로운 맛과 이미지를 이끌 낼 것”이라는 윤PD의 말의 중심에 그가 서 있다.
그녀는 ‘겨울 연가’ 에서 두 가지 극단의 성격과 이미지를 드러내야 한다.
밝고 명랑하면서 억척스러운 유진과 순수한 첫사랑을 교통사고로 잃은 뒤 10년 뒤에 나타난 첫 연인과 비슷한 남자와 약혼자 사이에서 애절한 사랑을 하는 유진이다.
후자의 유진은 최지우가 그 동안 출연한 드라마에서 견고하게 쌓은 청순함과 애절함의 이미지와 공통분모를 이루지만 전자의 유진은 최지우와 연결시키기 힘든 캐릭터다.
“기존의 캐릭터에서 느끼지 못한 최지우를 시청자에게 보여줄 기회를 가져 가슴 설렌다.”
연기자는 캐릭터에 의해 거듭난다. 그것이 때로는 자연스러움으로 다가 갈 수 있지만, 거부감을 유발할 수 있다.
“원래 제 성격이 밝고 활달하니 잘 할 자신이 있다”는 말로 최지우는 자신감을 내비친다.
감성을 주무기로 내세우는 윤PD의 드라마에 최지우는 제격이다. 윤 PD 특유의 감성적인 영상에서 풍겨 나는 애잔함을 애절함으로 바꿀 수 있는 외모와 이미지를 가졌기 때문이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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