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우리 경제의 키워드는 단연 '엔 저'다.연초부터 반도체 가격 상승과 증시활황 등으로 경기 조기 회복의 기대감이 높지만, 일본 엔화의 급격한 약세는 이 같은 기대를 일시에 무너뜨릴 수 있는 메가톤급 악재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일본 경제가 10년 이상 장기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는 것은 세계 경제, 특히 이웃인 아시아 각국에많은 이익을 준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급격한 엔화 평가 절하 방법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일본은 그 동안 시행한 재정 금융 정책이 실패하자 이번에는 세계 경제의 안정 명분을 내세워 선진 각국과 국제기구로부터 엔화절하를 용인 받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인위적인 엔화 약세 지속은 이웃 국가들의 궁핍화를 가져와 이들 나라의 반발을 불러 일으킨다.
각국이 경쟁적으로 가치를 떨어뜨리는 환율 전쟁이 발생해 모두의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
정부가 급격한 엔 추락 행진과 관련, 중국과 공동 대응키로 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충분한 논리를가진다.
오히려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정부는 중국과 공동으로 엔 저에 대한 우려감을 일본에 전달하고, 중국에도 아시아 통화가치 안정을 위해 위안화평가절하 자제를 요청하리라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전경련은 올해 큰 폭의 수출 감소를 경계하고 있고, 삼성경제연구소는 엔화 약세가 한국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음을 지적했다.
중국과의 정책공조도 물론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엔 저 극복을 위한 정부와 재계의 노력이다. 엔 저는 이제 정부와 재계가 서둘러 풀어야 할 근본적인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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