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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건강 / 카레

입력
2002.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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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가 고행할 때 즐겨먹던 향신료에서 유래됐다는 카레. 정식 명칭이 ‘커리(curry)’인 카레는 인도에서는 음식이 아니라 향신료를 말한다.그런데 최근 이 카레가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 치료에 상당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캘리포니아대 샐리 프라우츠키 박사는 카레의 노란 색깔을 내는 성분인 강황(薑黃)이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지연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강황을 먹인 쥐는 보통 먹이를 먹은 쥐보다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적인 증상이 50%밖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강황을 먹인 쥐는 또 보통 먹이를 먹은 쥐에 비해 미로를 이용한 기억력 테스트에서도 훨씬 뛰어난 기억력을 보여주었다.

이 같은 결과는 카레를 많이 먹는 인도인들의 알츠하이머병 발병률이 서방인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인도의 일부 지역에서 65세 이상의 알츠하이머병발병률은 1%에 불과하다.

프라우츠키 박사는 강황이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뇌조직의 염증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영국 알츠하이머병학회 연구실장 리처드 하비 박사는 “쿠르쿠민은 산화를 방지하고 염증을 없애는 성질이 있다”며 “이와 유사한 작용을 하는 약을 개발한다면 알츠하이머병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카레의 항암작용에 대한 연구결과는 더욱 다양하다.

영국 레스터대 의대 종양학과 윌 스튜어트 교수가 아시아계 주민이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레스터시에서 결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 500명을 조사한 결과, 아시아계는 단 2명에 불과했다.

이는 아시아계 주민들이 잘 먹는 카레 속에 암을 억제하는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추정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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