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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 비타민은 싸고 좋은 '건강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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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 비타민은 싸고 좋은 '건강보험'

입력
2002.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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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은 일종의 건강 보험입니다. 질병에 걸리는 것을 예방하고, 몸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지요. 물론 종합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균형 있는 식습관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비타민은 우리가 음식으로 얻는 엄청난 영양소 가운데 극히 미량을 제공해 줄 뿐이죠.”(성균관의대 가정의학과 박용우 교수)“비타민은 균형 있는 영양섭취가 어려운 현대인에게 영양소 결핍을 채워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과일과 채소를 풍부히먹어도 비타민 D를 많이 얻지는 못합니다. 뼈를 튼튼히 하고, 칼슘 흡수를 늘리려면 비타민 D가 노인과 폐경기 여성에게 꼭 필요하죠. 또 나이든 사람이나 소화기 이상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음식에서 비타민 B12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특별히 보충해 줄 필요가 있지요.”(연세대의대 내과 임승길 교수)

■왜 비타민을 외면하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건강보조식품이나 보약은 즐겨 찾으면서도 비타민제는 거의 복용하지 않는 편이다.

비타민제 복용률이 전체 성인의 22.5%(1998년 한국갤럽 조사)에 불과하다.

미국(43%)이나 영국(36%), 독일(27%)에 비해서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제약협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비타민 시장 규모는 점점 축소되고 있다.

1997년 2,460억 원으로 최고였다가 98년 1,994억 원, 99년2,267억 원, 2000년 2,185억 원으로 떨어지고 있다.

‘약 권하는 사회’ 라고 불릴 정도로 온갖 약을 함부로 먹는 국민들이 왜 비타민제 복용만은 꺼리는 것일까.

한조사에 따르면 비타민을 복용하지 않는 이유로 응답자의 반수가 ‘건강하므로 필요하지 않다’는 대답을 했다.

‘과일이나 야채 등 식품에서 섭취하기때문에’ ‘약을 좋아하지 않아서’ 라는 이유도 나왔다,

한국비타민정보센터 윤연정 약사는 “안타깝게도, 이미 외국에서는 건망증 등 노화방지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라이코펜, 루테인, 지아산친 같은 일부 비타민 종류들은 아직 국내 제약회사에서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부유층은 미국 등지에서 팔리고 있는 비타민제를 구해 먹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비용·효과면에서 탁월한 영양보조제

비타민의 성능에 대한 수많은 해외 논문들은 비타민을 암과 심장병을 예방하고 불임치료, 정력증강, 노화방지에 효과적인 기적의 약으로 만들었다가, 때론 많이 먹으면 우리 몸에 오히려 치명적인 약이라고 둔갑시켜 버리기도 한다.

지난 해 우리 국민들에게 ‘감기예방과 치료는 물론 암 예방 효과까지 있다’고 해 갑작스레 열풍을 몰고 왔던 비타민C.

그러나 일부 학자들이 ‘비타민C가 철분 흡수를 증가시켜 철분 과다축적으로 간, 췌장, 심장 등 장기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오고 우리 몸의 DNA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으면서 하루 아침에 열풍이 식어버렸다.

학자들은 여전히 비타민에 대해 일치된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덴마크와 포르투갈의 비타민 A의 일일 권장량은 영국의 두 배일 정도로 복용량기준조차 제각각이다.

이렇듯 비타민에 대한 학설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비타민은 건강에 분명히 이득을 준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비용-효과 면에서 비타민만큼 뛰어난 영양보조제는 없다는 점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우리 몸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물론 적정량을 복용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지만.

박용우 교수는 “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면서, 비타민 복용이 이를 보완해주는 안전하고 합리적인 방법이된다면 적극적으로 복용을 권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우리에게 부족한 비타민은?

우리 국민에게 특히 부족한 비타민은 베타 카로틴(A)이다.

98년 국민영양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성인 1인당 평균 비타민 A 섭취량은 일일권장량 700RE에 못 미치는 624.7Re.

특히 미국 암협회는 흡연자에게 비타민 A가 풍성한 식단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타민 A는 보충제 복용으로 과량 섭취했을 경우 오히려 체내에 축적돼 간기능 장애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음식을 통해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오히려 비타민제 복용이 권장되는 종류는 토코페롤(E)이다.

비타민 E는 면역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며, 우리 몸에 유익한 저밀도 콜레스테롤(LDL)의 산화를 막아 관상동맥질환의 발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매일 400~800IU의 비타민 E를 복용했을 때 심근경색증 발생 위험을 77%까지 낮추었다.

이외에도 전립선암 발생 위험을 감소시켰다는 보고도 있다. 비타민 E는 하루 1,500IU까지는 복용해도 안전한 것으로 보고돼 있다.

■습관과 질병에 따른 비타민 복용은?

역시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제로 분류되는 비타민 C는 평소 과일을 즐겨 먹는 사람이라면 특별히 보충할 필요는 없으나, 과일 섭취가 부족하거나, 흡연, 잦은 음주, 운동 부족이 있는 사람이라면 따로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비타민 C 보조제 복용이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국내 성인 권장량은 70㎎.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비타민 C가 더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하루 2,000㎎ 이상 섭취하는 고용량 요법은 피할 것을 권하고 있다.

박 교수는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들은 반드시 비타민 B12를 보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B12는 육류(특히 쇠간), 생선 등 동물성 식품에 들어있으며, 채소나 과일에는 없다.

부족하면 손발 저림, 기억력 장애, 방향감각 상실 등 증상을 보인다. 백화점이나 호텔 주차장에서 차를 어디에 세웠는지 기억이 안 나 늘 헤매는 사람이라면, B12 결핍을 의심해 볼만하다.

또 알코올 섭취가 지나치게 많은 사람, 50세 이상으로 위산과 효소 등의 분비능력이 떨어진 사람도 B12를 보충해야 할 대상이다.

전문가들은50세 이상 장노년층의 10~30%는 B12결핍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권장량은 2.4 ㎍/d.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이런 고위험군들을 위한 고용량의 비타민 B12는 아직 제품으로 나와 있지 않다.

이외에도 심한 스트레스나 음주로 식욕부진, 체중감소, 불안 , 초조, 두통 피로증상이 심각하다면 티아민(B1)결핍을, 구강염, 구순염 등 유난히 피부나 코, 입 주위에 염증이 잦거나 지루성 피부염이 있다면 리보플라빈(B2) 결핍을 각각 의심해봄 직하다.

리보플라빈은 과다한 음주자, 당뇨병 환자, 경구피임약 복용자, 다이어트 중인 여성 등에게 특히 필요하다.

술을 많이 마신다면, 비타민 B1~12까지 모든 종류를 망라해 따로 보충할 필요가 있다.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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