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야기를 하면 항의가 쏟아질지 모르지만, 우리 나라에서도 철밥통의 대명사는 공무원일 것이다.승진에 대한 과욕이나 재물에 대한 탐욕으로 결정적인 잘못이 드러나지 않는 한 직업은 보장되게 마련이다.
대량해고와 빈부격차로 사회가 요동치는 경제침체 속에서도 공무원들은 평균 7%나 오른 봉급을 받게 되었다.
세금을 내는 한 사람으로서 그렇게 개운한 기분은 아니다. 그저 올해가 선거의 해라는 사실을 새삼 느낄 뿐이다.
■그런데 정부가 작년부터 도입한 공무원 성과상여금제가 적당히 나눠먹는 방식으로 변질되고 있는 모양이다.
작년에 70%의 공무원에게 주던 상여금을 올해는 지급대상자를 90%로 확대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니 공무원 사회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이 돈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무능력자로 낙인찍히니 안에서부터 불평이 쏟아지게 마련이다.
시민단체는 일 잘하는 소수 공무원들에 대한 격려차원에서 주어야 할 돈이 공무원 봉급인상의 편법이라고 쓴 소리를 하고 있다.
■작년에는 전교조가 교직원들이 받은 상여금을 모아놓는 등 말썽의 씨앗이 되었다.
결국 공무원사회도 이 돈을 자랑스럽게 여기기 보다는 '뜨거운 감자' 다루듯 하게 되었다.
그래서 부서단위로 받은 상여금을 다시 모아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나누어주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공무원 성과상여금제가 이런 방식으로 운용된다면 이것은 여간 심각한문제가 아니다.
이쯤 되면 국가예산을 갖고 장난치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없다.
■공무원은 나라를 지탱하는 기둥이다. 그들의 힘은 실로 막강하다. 국민총생산의 25%에 육박하는 110조원의 예산이 그들의 손을 통해 쓰여진다.
이밖에도 숫자로 계량할 수없는 영향력을 시민생활의 구석구석에 미친다. 그러기에 공무원은 직업적 안정성이 요구된다.
철밥통이 어느 정도 용인되는 이유이다. 그러나 그들의 받는 보수는 국민한테 떳떳하고 명료해야 한다.
김수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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